정동영 "안철수, 책과 행보가 점점점 멀어졌다"

"국정원 대선개입, DJ라면 그냥 안 넘어갔을 것"


- 탈당 시점, 비판 달게 받겠다
- 새정연은 연대가 아닌 교체의 대상
- 정의당, 협력할 일 많을 것
- 천정배 신당 합류 뜻 번복할 사람 아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동영 (前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의 상임고문이었던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 11일 탈당을 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국민모임의 신당 추진에 합류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의장을 두번이나 지냈고 지난 2007년 대선 후보로 나섰던 전 정동영 의원의 탈당 선언. 이를 두고 야권의 정치지형을 흔들 기폭제가 될 것인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탈당 후 일주일, 여러 문제제기와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정동영 전 의원의 생각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정동영>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신지 일주일이 지났네요. 지금 심정은 어떠신가요?

◆ 정동영> 담담합니다. 정치를 한 지 19년째입니다마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라고 하는 그런 긴장감이 있기는 합니다.

◇ 박재홍> 담담하다. 이런 말씀을 주셨는데 지난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간인 갤럽 발표를 보면, 정 고문님의 탈당에 대해서 잘못한 일이다 이렇게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1%에 달했고. 잘한 일이다 답한 응답자는 19%. 반면 응답보류가 40%에 달했네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을 하십니까?

◆ 정동영> 보류한 분들은 좀 이제 봐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실 것 같고요. 19%에 달하는 국민들께서 민주당에서 탈당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을 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제1야당이 야당 구실을 못한 데 대해서 지난 국민모임 선언을 통해서 야당을 교체해야 된다라는 그런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그런 분들이 우리 국민의 19%에 달한다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탈당 시점에 대해서 전당대회와 맞물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많이 서운하다. 특히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서운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답변을 하신다면요.

◆ 정동영> 이해합니다. 그런데 탈당이라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죠.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결정을 했느냐. 또 신당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신당은 누구를 대표하게 될 것인가 하는 비전을 만들고 기대를 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 박재홍> 비판은 달게 받겠다. 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존재감에 대해서 "역사상 최악체다" 이렇게 평가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무엇이 야당의 존재를 최약체로 만들었다 평가하십니까?

◆ 정동영> 야당은 첫째, 이 정부 3년째 중요한 고비마다 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났습니다. 두 번째, 민주주의의 핵심은 야당이 언제든 정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가령 정부가 실정을 저질렀을 때,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곤 했을 때, 야당을 찾아보면 대안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 지금 제1야당을 대안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거든요. 이게 당의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경제가 어려웠을 때가 중요한 고비다 말씀하셨는데요. 중요한 고비들 어떤 고비에서 잘못된 선택을 야당이 했다 판단을 하십니까?

◆ 정동영>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이 부분에 대해서 야당은 명운을 걸겠다고 말했습니다마는 무슨 명운을 걸었는지 국민들은 이해 못합니다. 또 세월호와 관련해서 세월호 이후에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고 정말 모든 국민이 그렇게 소망을 했지만, 과연 오늘 현재 무엇이 달라졌고 그 과정에서 야당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지적하셨습니다마는 이게 자칫 또 대선 불복 논란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또 야당 입장에서는 크게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고 계십니까?

◆ 정동영> 지레 겁먹고 불복이 아니다 한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민주주의의 근간, 헌정질서를 흔드는 일이기 때문에 야당다운 야당이라면. 예를 들면 김대중 총재가 야당 총재라면 그런 식으로 넘어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그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면 어떤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인해서 대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이렇게 보십니까?

◆ 정동영> 우선 국회에서 국정원 문제에 대해서 국정조사 그리고 특검, 이런 것들을 관철할 수 있었겠죠.

◇ 박재홍> 그런 것들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하지 못했다 이런 입장이시고. 탈당하신 뒤 지금 이제 신당 창당 일을 하고 계시는데요. 그러면 거기에서 갖고 계시는 역할이 뭔가요.

◆ 정동영> 현재로서는 저는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서울과 지방을 다니며 사람들을 주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일주일간 신당 합류 이전과 이후에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지난주 부산에 강연을 하러 갔다가 요즘 영화 국제시장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국제시장에 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저에게 다가와서 어떤 분들은 "일단 축하합니다. 신당 잘 되시길 바랍니다" 이런 덕담도 건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아, 갈증이 있구나 뭔가 민심이 국민은 고통받고 불행해졌는데, 여의도 정치는 그러니까 정치는 겉돌고 있구나. 특히 야당의 존재감은 없고. 그런 현실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았고요. 결국 국민모임이 성공하려면 저는 국민모임 신당이 장그래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다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거의 절반 가량이 비정규직이거나 현재 자영업자거나 어려운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을 대표하는 정치 세력이 사실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진보정당들은 분열하고 지리멸렬했고 제1야당은 지금 다른 데를 쳐다보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국민들께. 특히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바로 우리가 기다렸던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정치세력이 나왔다 하는 확신을 주게 되면 저는 우리 정치사에서 새로운 큰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즉 105인 선언에서 주장했듯이 야당을 교체해야 정권 교체의 희망이 열린다는 이런 선언이 검증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제 국민모임이 어떤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인정받기까지 언제쯤 정당의 모습으로 국민들께 선보일 수 있을까요?

◆ 정동영>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데요. 그보다도 큰 원칙은 명망가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바닥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정당 건설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세자영업자를 대표하는 상인 조직이라든지 아니면 택시기사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그런 택시노조분들이라든지 또 비정규직 노조 활동을 하는 이런 분들. 또 청년 실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젊은이들. 이런 분들이 아래에서부터 또 지역적으로 이렇게 결합해 나가면서 상향식 정당 건설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4월에 예정된 보선. 이거는 신당이 왜 나와야 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내세움으로써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모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4.19 재보선에서 후보를 낼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동영> 이미 국민모임은 세 군데에 내겠다 입장을 밝힌 바 있죠.


◇ 박재홍> 주로 어떤 분들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 정동영> 너무 빠른 얘기고요. 보궐선거 지역의 주민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이 보기에 ‘저분들이 바로 신당이 지향하는 정책노선과 가치를 상징할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새로운 인물. 이런 후보가 되겠죠.

◇ 박재홍> 천정배 전 의원이 이제 광주 서울지역의 후보로 자천타천으로 거론이 되고 있는데. 타천으로. 국민모임에 합류할 것이다 또 의원님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아직까지도 딱 떨어지고 있는 얘기는 안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최근에 말씀하신 적 있으세요?

◆ 정동영> 얼마 전에 제가 진도 팽목항에 가는 길에 차 한잔 할 일이 있었습니다마는 결국은 뭐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만 결국 국민모임에 합류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말을 소신을 가볍게 번복하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과 관련해서는 국민모임도 현역 의원들을 모아내는 것. 이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국민모임은 과거의 신당과 달리 노선, 가치, 명분 이런 것들을 굉장히 중요하고 또 그래야만 기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의원님, 그런데 이제 아직도 새정치민주연합 안에는 추가 탈당 움직임이 없는데요. 현역 의원이 합류된 경우에 파급력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마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로 예상하십니까?

◆ 정동영> 그런 얘기를 한 걸로 기억합니다. 우선 아무나 받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탈당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할 수 있는가. 이것이 관심의 초점이겠죠.

◇ 박재홍> 또 국민모임과 또 정의당이 함께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지금은 정의당이나 다른 진보정당은 정당이고요. 국민모임은 글자 그대로 국민모임. 이건 당이 아니죠. 그러니까 무슨 일이든 다 선, 후가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당을 만들고 새로운 일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들과 앞으로 협력할 일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지향하는 가치나 이런 것들이 비슷하지 않나. 이런 생각하는 분도 많이 있고요. 또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직접 또 신당 추진 모임측과 만나보겠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마는 만나보셨습니까?

◆ 정동영> 아직 만난 일은 없습니다. 국민신당 모임의 목표는 갈래길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진보정당 가운데 또 다른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이나, 또는 기존에 있는 진보정당들을 통합해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지금 있는 제1야당이 야당 구실을 못한다고 보고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 국민적 요구를 담아내는 데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대화로 큰 도로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또 그리고 이제 야당 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하셨는데요. 지금 신당창당으로 야권이 더 분열될 것 같네요. 그러면 2017년 대선에서 야당이 그토록 원하는 희망부터 약해지는 것이 아닙니까?

◆ 정동영> 세월호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야권 너희 가만히 있어라 그러면 정권교체가 저절로 되는 것입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국민모임은 제1야당과 가는 길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국민모임은 바로 장그래 정당을 지향하는 겁니다. 비정규직 850만, 영세자영업자 300만명의 소득을 향상하고 그분들에게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함께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결국은 정권교체의 큰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게 한다면 정권교체 가능하다. 현재 의원 없이도.

◆ 정동영> 물론 국민모임은 새정치연합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로 세우는 있는 거죠. 신당은 지금 새정연은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 교체의 대상이다. 목표를 갖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교체 대상으로써 현재 야당을 보고 계시네요. 한편 국민모임의 김세균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으로 가는 게 맞다, 보수파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정 의원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 정동영> 정치를 시작하면서 그랬죠. 안철수 <생각>. 거기 보면 재벌 세력이라든지, 경제민주화, 복지 철학에 있어서 제 공약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에 새정연과 합당을 하고 그 이후의 행보를 보게 되면 책과는 거리가 점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의원께서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기업가이고 또 상위 0.001%에 해당하는 사람이고요. 그런 분이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 노동권 강화 이런 구상을 하니까 사람들이, 국민들이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열광했던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그런 역할을 못했다. 이런 말씀이세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지난 11일 탈당 후 신당 창당 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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