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엔 세금폭탄, 도박엔 규제완화

[박재홍의 뉴스쇼 - 행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뭐죠?


◆ 김성완> 연초부터 흡연자들이 담배와의 전쟁을 치르고 했잖아요. 금연을 하거나 세금 폭탄을 맞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야 되는데요. 이렇게 서민 호주머니를 박박 긁어가는 정부가 재벌에는 카지노까지 허가를 해 주겠다 이렇게 나섰습니다. '서민에는 담배세 폭탄, 재벌에는 카지노 특혜를 주겠다는 정부',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13월의 월급이라던 연말정산이 올해는 13월의 폭탄이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김성완> 네. 그것 때문에 직장인들이 굉장히 마음이 뒤숭숭 할 것 같은데요.

◇ 박재홍> 재벌에게는 카지노 운영권을 주겠다는 방안, 그러니까 정부가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에 있는 내용 아니에요?

◆ 김성완> 맞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관광투자활성화 대책이라는 걸 발표를 했는데요. 바로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입니다. 복합 리조트 2개를 추가로 허용한다, 이런 내용이 주요 골자인데요. 말이 복합 리조트지 실제로는 카지노 복합리조트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복합리조트는, 뭐 어떤 형태냐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일단 호텔이나 쇼핑몰, 카지노 이런 것들이 다 한꺼번에 들어가는 리조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좀 쉽게 말씀을 드리면 지난해 영종도에 카지노 설립허가를 해 줬잖아요, 두 군데를. 그래서 지금 한일합작법인인 ‘파라다이스 세가사미’라는 곳하고 미중합작기업인 ‘리포앤시저스’라고 하는 두 곳이 이제 설립허가를 따냈고 일부 공사에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이런 곳에 그동안에는 외국인들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줬습니다. 외국인 지분이 51%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국내 기업도 규제를 완화를 해서 여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국내 기업도 허가를 해 주겠다, 이런 겁니다.

◇ 박재홍> 지분 규정을 없애겠다.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복합리조트 건설사업이 보통 1조원 정도 규모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좀 큰 기업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국내 대기업들에게 카지노 영업을 허가해 주는 이유는 뭐라고 해석해야 되나요?

◆ 김성완> 요즘 정부가 규제완화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들이 전부 다 경제활성화 정책하고 맞물려 있는데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영종도 카지노 같은 경우에도 기업을 선정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그러니까 국내 기업들한테 풀어주면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겠느냐, 한 8조원 정도 투자가 되는 것이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요. 또 중국인 관광객들이 요즘에 많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더구나 중국인들이 도박을 좋아한다고 하니까 영종도, 즉 중국하고 굉장히 가까운 곳에 마카오 같은 도시를 만들어 놓으면 중국인들이 좀 많이 몰리지 않겠느냐, 그러면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고 경제도 좀 좋아지지 않겠느냐, 이런 게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도 기존에 허가해 준 곳도 카지노가 두 곳이나 있는데 추가로 2개가 더 생기면 사업성이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마는.

◆ 김성완> 영종도 얘기를 두고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이게 아마 귀에 싹 꽂힐 것 같은 이야기일 것 같은데.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이지 도박자유구역이냐, 이런 얘기가 그동안에 있어 왔거든요. 경제자유구역이라고 하면 흔히 기업들을 유치해서 그 기업들한테 세금혜택 주고 좀더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투자유치하겠다, 이렇게 해서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영종도 같은 경우에는 기업들이 거의 안 들어와요. 그러다 보니까 도박장을 자꾸 집어넣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도박자유구역이 되어 버린게 아니냐,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요. 지금까지 작년에 벌써 카지노를 국내에 3곳을 허가를 해 줬고 이번에 만약에 2곳을 추가로 허가를 해 주면 모두 5곳이 되거든요. 그 중에 4곳이 아마 영종도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마카오 같이, 도박도시 같은 느낌을 주는 거 아닙니까?

◆ 김성완> 네, 실제로 그렇게 될 것 같은데. 너무 한 곳에 많은 카지노를 허가해 주는 것 아니냐, 그러면 경쟁력이 떨어져서 수익이 줄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도 나오기도 하고요. 카지노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달랑 2곳만 허용을 해 버리면 집중 효과가 없다, 그러니까 정부가 기왕 허가해 주는 김에 한꺼번에 확 다 허가를 해 주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걸 생각을 해 보면 마카오라든가 라스베이거스 같은 도시를 하나 만들겠다는 얘기나 똑같은 얘기인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실제로 그렇게 카지노를 많이 만들면 자치단체에 세수 효과가 있는 겁니까? 매출이 그만큼 많이 나오니까.

◆ 김성완>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일 것 같은데요. 우려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정부가 얘기하는 것처럼 반짝 경제활성화효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이 주로 들어오는 코스가 서울, 부산쪽으로 들어오거나 요즘엔 강원도도 많이 가고 있다고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영종도에다가 카지노를 만들면 서울로도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그냥 비행기 타고 영종도에서 인천공항에서 내려서 영종도에서 카지노 하고 바로 비행기 타고 물건 사서 그냥 가버린다는 거죠. 그럴 우려가 하나 있다는 거고요. 이건 좀 다른 차원의 얘기일 수 있지만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에 외국인전용카지노가 8곳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카지노 매출액의 7.5%만 세금으로 걷었다, 문제 있다.’ 이런 지적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만큼 세수를 걷는 효과가 있을 거냐, 또 역으로 말하면 기업들이 혹시 탈세를 하는 어떤 출입처 같은 창구 역할을 할 가능성은 없겠냐, 카지노를 통해서. 그런 의견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이중적인 잣대입니다.

◇ 박재홍> 뭔가요?

◆ 김성완> 담배에는 국민 건강을 해친다고 하면서 죄악세를 부가를 했잖아요, 한꺼번에 그것도. 그런데 도박사업은 왜 또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느냐, 이런 문제도 여전히 남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경제활성화도 다 좋지만 대기업 좋은 일만 시키는 게 아니냐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올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거기에 정말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도 지켜봐야겠네요.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