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10대 향한 IS의 '위험한 유혹'…포섭 경로는?

페이스북 통해 IS 조직원이 접촉→ 암호메신저로 대화→ 조직 가담 설득

한국인 가담설이 제기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slamic State)의 외국인 전사 포섭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IS 조직책들이 SNS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면서, 개별적으로 '외로운 10대'에 접근하기 때문에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IS의 외국인 전사 포섭전, '다단계+보이스피싱' 같아"

(사진='이슬람국가'(IS)가 발행하는 기관지 'DABIQ')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IS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중동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가능성은 높다.

김군이 터키를 가게 된 과정은, IS가 SNS를 이용해 외국인 전사를 영입하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는 IS의 외국인 전사 포섭전이 '다단계와 보이스피싱이 혼합된 수법'이라고 정의했다. 주요 영입 경로는 페이스북이다.

그에 따르면, 아랍어보다도 영어에 능통한 IS 조직원이 페이스북에서 무작위로 대화를 신청할 경우 외국인의 '친구 신청'에 호기심을 가지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친구맺기'에 응한 이들을 상대로 IS 조직원은 슈어스팟 같은 비밀 메신저를 이용하자고 제안하고, 이를 통해 대화를 이어간다.

이후 조직원들은 친구로서 자신의 나라로 놀러 오라며 초청을 하고, 학교나 또래집단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일수록 쉽게 응해 '친구'의 나라를 방문하기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김 PD는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IS에 가담한 청소년들의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많이 낚이고, 이후 비밀 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면서 "유형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특히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외로운 청소년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고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청소년들, 게임 같은 IS 동영상에 무방비 노출

(사진='이슬람국가'(IS)가 발행하는 기관지 'DABIQ')
유튜브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IS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이 무분별하게 게시돼, 누구라도 쉽게 해당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영상은 게임의 형태를 띠어 청소년들에게 친숙하기까지 하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 선임연구원은 "영상 자체가 게임과 굉장히 유사한 것이 많다"면서 "IS가 왜 생겼으며 주장하는 게 뭔지 관심도 없는 청소년들에게, 이 영상 자체가 게임처럼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미국, 캐나다 등은 IS 관련 동영상이 올라간 홈페이지 접근을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선 이같은 사이트들에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국에서도 IS 관련 동영상 사이트 등에 대한 접근 차단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서정민 교수는 "IS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를 상대로 전사를 모집하고 활동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라며 "이제 한국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IS 관련 동영상 사이트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외국인테러전투원방지법 등에 근거해 우리도 대테러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S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릴 필요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영미 PD는 "아직 한국에는 IS의 테러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적고, 관련 정보도 부족하다"면서 "미국, 유럽 등에 이어 아시아까지 손을 뻗고 있는 IS 조직원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김 PD는 "2년 전부터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IS에 가담한 자녀들을 찾으러 온 해외의 부모님들을 많이 봤다"고 말하고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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