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이 반겼던 브리즈번, 하지만 멜버른의 첫인상은 달랐다. 시드니와 캔버라, 브리즈번, 그리고 멜버른까지 대표팀은 마치 여름과 가을을 오가는 호주의 다양한 기후를 만나고 있다.
대표팀이 호주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았던 시드니는 더웠다. 마치 한국의 여름을 연상케 하는 더운 날씨였다. 다만 한국과 달리 습하지 않고 건조한 탓에 내리쬐는 햇살만 피하면 크게 더위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훈련을 제외하고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캔버라는 현지인들도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이상한 날씨였다. 내륙지역인 캔버라는 여름에는 비가 내리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대표팀이 캔버라를 찾았던 당시 날씨는 말 그대로 이상했다. 현지 교민도 “이런 날씨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상기후”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결국 캔버라의 ‘이상기후’는 사고를 쳤다. 경기하며 비를 맞은 선수들은 때아닌 감기몸살로 고생했다. 손흥민(레버쿠젠)이 감기로 고생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캔버라에서 고생했던 선수들은 브리즈번으로 옮겨서는 다시 더위와 싸워야 했다. 이번 아시안컵의 개최도시 5곳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해 낮 최고온도가 40도를 육박할 정도로 무더웠던 브리즈번에서 선수단은 개최국 호주에 승리하는 동시에 감기몸살까지 떨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대표팀의 건강이다. 계속해서 다른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스트레스가 이어진다. 특히 더운 브리즈번에서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멜버른으로 이동하며 앞서 캔버라에서 대표팀을 곤경에 빠지게 했던 감기몸살이 다시 한 번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대표팀이 비슷한 경험을 한차례 했다는 것과 함께 캔버라와는 전혀 다른 멜버른의 환경이다. 대표팀은 앞서 캔버라에서 선수단의 단체 감기몸살에 홍역을 앓았던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캔버라가 워낙 조용한 도시였던 탓에 아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멜버른의 경우 호주에서도 두 번째로 큰 대도시답게 항상 북적대는 분위기라 숙소 밖을 나가서도 심리적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대표팀 관계자는 “캔버라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선수들도 대도시인 브리즈번에 도착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회 개막 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대표팀에 휴식을 줘 선수들이 자유롭게 멜버른 시내를 오가며 팬과 만나 사진도 찍고 사인을 해주며 즐겁게 지냈다는 점은 분명 체력적인 회복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한편 하루 동안의 온전한 휴식을 통해 체력적, 심리적으로 회복한 대표팀은 20일 오후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8강을 앞둔 첫 훈련을 소화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은 22일 4시30분(한국시각)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