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는 수비 로테이션, 목표는 무실점 마무리

아시안컵 출전 역사상 최초의 조별예선 무실점 전승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붙박이 주전 수비수 자리를 내준 김영권은 선수 개개인보다 팀을 위해 뭉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숙한 자세를 보였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예선이라 무실점이 아니다. 토너먼트에서 무실점이 더 중요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하나 세웠다. 바로 사상 첫 무실점 조별예선 전승이다. 지난 2004년 중국 대회 때도 무실점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했지만 당시에는 요르단과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탓에 2승1무였다. 무실점 전승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결과는 무실점 승리지만 내용은 다소 아쉬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김영권을 비롯해 곽태휘(알 힐랄)와 김주영(상하이 둥야), 장현수(광저우 부리)까지 4명의 중앙 수비 자원을 모두 활용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거듭된 선수 교체로 인한 불안감은 떨치지 못했다.


호주와 조별예선을 앞두고 거듭된 수비수 교체를 지적하는 취재진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신경전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호’는 조별예선 3경기를 무실점 승리로 마무리했다. 한국 축구 최초의 기록이다.

행운이 따르는 결과였지만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겠다는 수비진의 각오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앞두고 첫 훈련에 나선 김영권은 “호주전을 앞두고 수비수끼리 많은 대화를 했다. (곽)태휘 형의 주도 아래 다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토너먼트에서는 패하면 바로 끝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만, 쿠웨이트와 아쉬웠던 경기력에 대해 “상대가 약팀이라 방심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김영권은 조별예선보다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하는 토너먼트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수비를 운영한다는 각오다. 그는 “더 이상 방심은 없다.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만큼 이번 경기는 호주전보다 더욱 정신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권은 수비진의 실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지만 “무실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예선이라 무실점을 한 것이 아니라 계속 무실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수비수가 이 점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김영권은 대표팀 내 주전 경쟁에서 한발 뒤진 듯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대표선수로서 경기에 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출전해서 재미있게 경기하며 나를 더 보여주고 싶다”는 김영권은 “하지만 이런 대회는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다. 어느 선수가 나가더라도 응원해야 한다.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벤치에 있는 동료를 위해 더 뛰어야 한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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