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사랑 "끝까지 함께 간다"

"임기 끝나도 함께할 '순장조' 내치기 쉽지 않았을 것"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와 정부 인적쇄신을 단행했지만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은 거센 민심의 파고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실을 폐지하고 총무비서관을 인사위원회에서 제외하는 청와대 조직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제2부속비서관실이 사라지면서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자리는 잃게됐지만 대신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또 다른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정부 고위직 인사를 관장하는 인사위원회 멤버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권한이 축소됐지만 현재 자리를 지켰다. 나머지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그대로 자리와 역할을 지키게 됐다.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문고리 3인방에 대한 경질 요구가 높았지만 일부 보직과 역할 조정만 있었을 뿐 이들은 여전히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청와대에 남아있게 됐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민심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을 감싸면서 이번 인적쇄신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민심을 들어보면 이완구 원내대표를 신임 총리에 내정한 것과 특보단 신설 등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반응이 괜찮다"면서 "하지만 문고리 3인방을 그대로 중용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반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박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면서까지 이들 최측근을 곁에 두고 있을까?

문고리 3인방은 지난 1998년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보선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을 때부터 한팀으로 일해왔다.

이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과 정책, 그리고 인재영입을,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면서 경호와 일정을, 정 비서관은 연설문 작성과 정무 기획 등을 맡았다.

이들과 함께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의의 차량사고로 숨진 고(故) 이춘상 보좌관 등은 대선 당시 '4대 천황'으로 불리며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다.

이 보좌관이 숨진 뒤 숨돌릴 틈도 없이 촉각을 다투는 공식 대선 운동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이틀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종일 넋을 놓고 있었던 일은 박 대통령이 이들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문고리 3인방에 대한 무한 신뢰와 정윤회 문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결과 이들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는 판단 역시 이번 인적쇄신에서도 문고리 3인방이 살아남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문고리 3인방의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자기 살길을 찾아 떠날 사람들과는 다른 일명 '순장조'"라며 "박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할 이들을 내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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