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경선이 ‘흥행 실패’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첫 전국방송토론회를 통해 이슈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후보자들은 토론 초반부터 매서운 공세를 펼쳤다.
후보자들은 토론 직전 헛기침을 하며 물을 여러 차례 들이 마시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토론 중반에 접어들면서 부터는 여유롭게 상대를 리드하고, 상대의 공격에 재치있게 받아치는 모습도 보였다.
◇朴, 文에 "새누리당 상대하기에 불안...결국 사고쳤다"
첫 질문자로 나선 박지원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줄곧 주장해온 이인영 후보를 향해 “386이 586이 됐다. 386세대가 후배 양성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이박(이해찬-박지원)담합을 기억하고 있다. 친노 세력과 담합을 하고서는 친노 패권을 비판하는 것이 정당성을 가질수 있나 의문이 있다”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정권 교체를 위해 절체절명으로 필요한 합의였다"라고 답했다.
문 후보의 ‘호남 총리론’ 발언을 두고도 열띤 설전이 벌어졌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이완구 총리후보자는 노련한 정치인이다”라며 “이런 노련한 정치인을 상대하는데는 박지원이 적합하다 강조를 했었다”라고 전제를 했다.
박 후보는 이어 “문 후보는 새누리당을 상대하는 데 불안하다. 그런데 드디어 사고를 치더라”라며 “호남 총리를 거론해준건 고마운데 충청도 총리를 거론해서 소동을 일으켰다. 왜 그랬나”라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는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이완구 후보자가 반대쪽 50%를 포용할 수 있는 국민형 총리가 아니라고 한 것이다"라며 "(충청도 총리는)새누리당이 말한 것인데 왜 새누리당 주장대로 하느냐”라고 반박했다.
◇안철수에는 3인 3색 러브콜
이어진 '키워드 토크' 코너에서는 세 후보자가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안철수'라는 키워드가 나오자 사회자는 안철수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되면 (안 전 대표를)대통령 후보군으로 격려하고 모셔서 정권교체 하는데 큰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가정하는 것조차 그분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친노 대 비노, 영남 대 호남 분열 구도를 종식하고 혁신 통합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창업자다. 그래서 우리 당을 떠나고 야권을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소주 한잔 하고픈 사람...文, 안철수· 李, 박근혜 · 朴, 문재인
이어진 키워드는 소주. '소주'를 선택한 문 후보는 소주를 함께 하면서 오해를 풀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는 묻는 질문에 "안철수 의원이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소주 한잔하면서 대화 하고 싶은 분이 안철수 의원이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고 그런 자리 제안 드렸었는데 제안 드리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직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질문에서도 박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한 견제를 잊지 않았다. 박 후보는 "기회가 되면 문재인 후보와 먹고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왜 대북송금특검을 했는지 묻고 싶다. 당시 국무회의 장관들도 반대했었는데 왜 대북송금 특검을 해서 남북관계를 망쳤는지 진솔한 그 말을 꼭 듣고싶다"며 문 후보를 당황하게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소주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꼽았다. 이 후보는 "박 대통령은 굉장히 엄격하고 자기 절제미를 갖춘 분인데, 소주 한잔 하시면 국민의 소리와 야당의 소리에 귀를 열고 듣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