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다이아 경품' 미끼로 고객정보 장사 2백억 챙겨

경품은 제대로 지급도 안돼... 홈플러스 전현직 임직원 무더기 법정행

홈플러스 응모권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경품을 미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보험사에 넘기고 231억여원을 챙긴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도모(59)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김모(61) 전 홈플러스 부사장, 현모(48) 홈플러스 신유통서비스본부장 등 홈플러스 전현직 임직원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홈플러스에게 돈을 건네고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김모(36) 팀장 등 보험회사 제휴마케팅팀장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도 대표 등 홈플러스 임직원들은 경품 이벤트를 빌미로 응모고객들의 개인정보(성명·연락처·자녀 수 등) 약 712만건을 불법 수집해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12월~2014년 7월 11차례에 걸쳐 ‘경품이벤트 행사’를 여는 동안 경품 응모권에 개인정보를 직접 쓰게 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한 뒤 보험사에 넘긴 것이다.

합수단은 응모권을 작성한 고객들에게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숨긴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불법개인정보’ 수집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보를 넘겨받은 보험사는 개인정보 건당 1980원씩, 148억여원을 홈플러스측에 지급했다.

이같은 행위는 보험모집에 관련해 어떤 대가도 지급하지 못하도록 돼있는 현행 보험업법을 위반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고급승용차 등 화려한 경품을 걸고 고객들로 하여금 응모권에 개인정보를 남기도록 유혹했지만 정작 경품행사는 사기에 가까웠다.

‘당첨사실은 SMS로 고지된다’며 연락처 기재를 강조해놓고, 정작 당첨자에게 SMS를 보내지 않았고, 1·2등 당첨자에게 전혀 연락하지 않거나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경품은 아예 준비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당첨사실을 어렵게 알고 연락해도 준비가 되지 않은 경품 대신에 상품권 등을 대신 지급해 당첨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홈플러스의 ‘고객 정보매매’는 경품 응모 고객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홈플러스 회원정보 약 1694만건도 당사자 동의 없이 보험사에 넘기고 83억여원을 받았다.

보험사들은 이렇게 확보한 개인정보를 보험가입 전화 등 스팸성 전화영업에 활용하면서 홈플러스 고객들은 보험사들의 전화마케팅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합수단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경품행사를 빙자해 사실상 개인정보 판매사업을 하며 매년 100억원 이상의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수사를 계기로 국민들을 괴롭히던 보험사의 보험가입 권유 전화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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