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찬은 3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주니어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만 사피울린(러시아)에 접전 끝에 0-2(5-7 6<2>-7)로 석패했다. 한국 선수 첫 메이저 대회 우승도 무산됐다.
그러나 홍성찬은 한국 선수로 5번째 그랜드슬램 주니어 대회 준우승을 이뤘다. 1994년 윔블던 전미라, 1995년 이종민과 2005년 김선용(이상 호주오픈), 2013년 윔블던의 정현의 뒤를 이었다.
세계 9위 홍성찬은 결승에서 난적을 만났다. 사피울린은 주니어 19위지만 성인 순위에서는 339위로 이번 대회 톱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다. 이날 서브 최고 시속 200km가 넘을 만큼 이미 힘은 성인이나 다름 없다.
1세트를 뺏긴 홍성찬은 2세트 분전하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세트 초반 1-3으로 끌려갔지만 잇따라 3게임을 따냈다.
하지만 승부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면서 뒷심이 부족했다. 막판 사피울린에게 발리 공격을 허용한 홍성찬은 실책이 나오면서 추격의 힘을 잃었다.
홍성찬은 "1세트에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잘한 경기였다고 생각하고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서브를 좀 더 보강해야 하고 체력 면에서도 부족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성찬은 서브 시속이 180km 정도로 상대와 20km 차이가 났다. 키 174cm 정도로 체구에서도 열세에 놓여 있다. 그러나 홍성찬은 "올해 성인 무대인 퓨처스 대회에 많이 뛰면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포인트를 많이 따는 것이 목표"라면서 "조코비치와 같은 선수가 돼서 세계 10위 안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 주니어 선수가 결승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는데 홍성찬이 좋은 결과를 내 고무적"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키가 큰 편이 아니지만 재능이 있기 때문에 기술을 좀 더 보완하면 세계 100위권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체력을 끌어올린다면 이형택을 능가할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