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브라질월드컵 아픔 치유했다"

(사진=두바이(UAE)=공동취재단)

K리그 전북 현대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지난 달 31일 박충균, 최은성 코치와 함께 호텔 숙소에서 TV로 호주 아시안컵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을 시청했다.

최강희 감독은 호주에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끌려 다니다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자 "대박"을 외치며 기뻐했다.

그러나 연장전 결승골을 내주고 경기가 끝나자 표정은 다시 굳어졌다. "아시아 경기도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듯 아시안컵도 불운을 떨쳐야 되는데"라고 혼잣말을 반복했다.

최강희 감독에게 아시안컵 결승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현역 국가대표 시절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해 주로 상대의 에이스를 전담 방어했다. 하지만 4강 중국전에서 두 번째 경고 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벤치에서 준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최강희 감독은 "4강전에 들어가면서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는데 연장전에서 중국 선수가 볼을 갖고 시간을 끌어서 몸으로 밀치고 손으로 쳐 뺐었다. 그런데 심판이 중국 선수와 나에게 함께 경고를 주더라. 아차 싶어서 벤치를 보니 이회택 감독께서 머리를 쥐어짜고 고개를 숙이시더라"고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후배들이 한을 풀어주기를 원했다.

비록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갈수록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해 브라질월드컵의 아픔을 빠른 시일 내에 치유하고 한국 축구에 다시 희망을 줬다"고 칭찬했다.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차두리에 대해서는 "가장 고참인 선수가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쥐어짜 뛰는 아름다운 모습에 팬들은 감동이라는 선물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아시안컵을 개최해버리면 안될까요?"

결승전이 끝나고 최강희 감독이 남긴 넋두리다. 그는 호주가 아시안컵을 개최해 안방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한국도 다음 대회를 유치해 보란듯이 우승하자는 말로 진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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