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검증'에도 풀리지 않은 '병역회피 의혹'

野 "수술받지 않고 면제받으려 부단히 노력"…이완구 측 "의혹 풀렸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차남이 병역 관련 공개검증을 진행, MRI촬영 전 본인 확인용 마커를 부착하고 있다. 다리에는 수술 흔적이 남아있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이날 1차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인대가 파열됐다는 검증을 받았으나 시민사회단체 및 일부 취재진들의 요청으로 2차 검사인 MRI촬영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성호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차남의 병역 의혹에 대해 공개검증을 실시했지만, 야당에선 여전히 병무청이 두 번이나 4급판정(공익근무요원 근무)을 내린 과정에 대해선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 후보자가 애초 공개하기로 했던 병무청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의혹은 여전이 남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진성준 의원은 1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남이 축구 시합 도중 사고가 났을때 병무청은 두 번이나 4급 판정을 했고 결국 수술을 통해 면제를 받았다”며 “합법적으로 면제를 받았더라도 과정에서 병역을 회피하려고 한 점은 솔직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공개검증을 할때 정형외과 이명철 교수는 "(이 후보의 차남이) 무릎 인대가 완전 파열돼 재건 수술을 받은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이번 공개 검증에도 불구하고, 당시 병무청에서 왜 두 번이나 4급판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없어 의혹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차남 이모씨는 유학중인 미국 미시건대 병원에서 지난 2005년 2월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약 10개월이 지나서야 재건 수술을 받았다.

그 사이에 한국에 들어와 2차례나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4급판정이 내려졌다.

야당은 이런 과정이 비춰볼 때, 이씨가 수술을 받지 않고 면제를 받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가 어렵게 되자,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이씨처럼 무릎 십자인대 손상으로 면제를 받기 위해선 병무청이 ‘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는 판단을 내리거나, 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진성준 의원 측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수술 전 두 차례에 걸친 신체검사를 통해 4급 판정을 받았으면 이를 따르는 게 맞다”며 “아니면 상태가 심했으면 바로 미국에서 수술을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또 이명철 교수가 ‘완전 파열’로 확인한 부분에 대해서도 “병무청의 판단과 의사의 의학적 소견은 다를 수 있다”며 “병무청에서 100% 의사의 소견대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 측과 병무청에 이씨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제출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완구 후보 측은 "공개 검증에서 십자인대 완전 파열과 재건수술이 확인된 만큼 의혹은 해소됐다고 본다"며 "혹시 설명이 미진한 부분은 청문회를 통해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가 동생이 금품수수 혐의로 실형을 받은 천안시 청당동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지방 공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사실상 승인(전결처리)해 준 점도 인사청문회에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애초 이 후보자측은 “사업 참여에 대해 반대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승인권자인 이 후보자가 반대한 사업 참여가 어떻게 가능하게 됐는지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차남이 물려받은 ‘성남시 분당 땅’도 처음 장인.장모가 매입할 당시 투기바람이 극심했던 상황이어서 투기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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