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친노당' '호남당' 프레임에 갇힐 야당의 미래는?

전당대회 역시 국민적 관심 불러오지 못해

지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도로 친노당, 도로 호남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

오는 8일 전당대회를 끝내고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되면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도로 ‘친노당’, 도로 ‘호남당’이라고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프레임에 새정치연합 의원들, 여러 명도 동의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가 치러지고 있지만 국민적 관심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도로 친노당, 도로 호남당 프레임 아니겠냐”며 “우리의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런 프레임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경선과 방송 토론을 보는 국민이 도로 친노당, 도로 호남당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새누리당은 저렇게 훌훌 날아가는 데 우리는 퇴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가 이기면 도로 친노당, 박지원 후보가 승리하면 도로 호남당, 이인영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면 486당이 된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역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서 그들만의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 당 내에도 팽배하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한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이처럼 관심이 없을지는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저질 공방도 국민, 특히 야당 지지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재인 후보가 전당대회를 엿새 앞두고 여론조사 룰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를 거쳐 수용해 버렸다.

박지원 의원은 이를 가리켜 친노의 패권정치 형태라고 세게 반발했다.

막판에 경선 룰을 바꿔버리는 문재인 후보의 정치 형태나 이를 문제삼아 경선 불참을 경고하는 박지원 후보나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것처럼 ‘저질’ 정치로 비춰지고 있다.

실제로 두 후보는 지난 2일 밤 토론회에서 저질 공방을 벌였다.

한 의원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이었다”고 짜증을 냈다.

새정치연합이 그들만의 울타리에 갇혀 옴짝달싹을 하지 않으려는 데 반해 새누리당은 민심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질주하고 있다.

야당의 이슈인 증세와 혁신이라는 슬로건을 선점해 버렸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하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꼬집고 청와대의 독주를 견제하는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3일 국회 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K), 유승민 원내대표(Y)가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공약에 대해 직격탄, 대선 공약을 폐기하라는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박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여당 지도부가 모처럼 할 말을 제대로 한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의 일성은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쇄신 요구다.

새누리당 의원은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불통 정치에 답답하던 국민의 가슴도 뚫리는 기분일 것”이라는 그의 말이 야당에겐 ‘비수’처럼로 다가가고 있다.

의원들의 요구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택한 정세균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발언을 보면서 큰 일 났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며 “우리의 고유 영역인 이슈를 다 빼앗기지나 않을 지 두렵다”고 말했다.

야당 내에서는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보다 훨씬 건강한 당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 출범으로 추락하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다시 40%에 근접(리얼미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주류인 유승민 의원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원내대표로 세워 민심몰이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비해 자기 계파가 아니면 절대 용납하지 않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가 있느냐는 ‘자기비하’의 일종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청와대의 인적쇄신만이 아니라 야당, 새정치연합의 인적쇄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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