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서울대 교수 추행 피해자들 "만남 자체가 재앙"

상담 핑계로 식사 후 술자리, 귀갓길 성추행 패턴 반복

서울대 자료사진
서울대 개교 이래 최초로 제자들을 상습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강석진 교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성추행 피해 학생들의 생생한 증언이 잇따라 공개됐다.

6일 오전 서울 북부지법 401호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강 교수의 범행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됐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강 교수는 교수 지위로 여학생들에게 상담을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 강남의 식당으로 여학생을 불러 추행했다. 이후에는 자신의 잘못을 물어보는 등의 문자를 계속 보내는 식으로 범행을 무마하려고 했다.

피해자 A씨 역시 수학과 상담을 통해 강 교수를 만나게 됐다. A씨는 강남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술을 마셨고 강 교수가 데려다 준다고 하며 함께 택시를 탔다가 추행을 당했다.

강 교수는 A씨를 택시로 데려다 준 뒤 걸어가면서 갑자기 손을 잡고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A씨는 "부인이 있고 난 학생인데 이런 감정 갖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고 "사모님한테 얘기하겠다"고 하면서 강 교수와 연락이 끊겼다.


A씨는 "대학원 진학 상담을 받으려고 만난 것이었는데, 사실상 진로를 포기했다"면서 "구제불능이란 생각이 들었고 다시 만난 것 자체가 재앙이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B씨의 추행 패턴도 유사했다. 강 교수는 B씨를 저녁 식사자리에 불러 술을 마신 뒤 귀가하는 과정에서 추행을 했다.

강 교수는 B씨에게 집에 데려다준다고 한 뒤 잠깐 쉬자면서 가슴을 만지려고 했고 B씨가 제지하자 "네 가슴이 큰지 내 손이 큰지 보자"라는 성적 농담을 했다.

강 교수는 "헤어질 때는 원래 허그(포옹)해야 한다"면서 B씨를 끌어안고 신체 일부를 만지고 심지어 속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강 교수는 이외에도 와인바에서 술을 마시며 여학생들을 옆에 앉히고 허벅지를 만졌다.

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얘기하며 자신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나는 와이프가 1순위인데 너는 0순위다"는 등의 농담도 일삼았다.

한 피해자는 "대학원 학생이기에 부담이 커서 제보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검찰은 "피해가 주로 강남지역 와인바나 양식당, 스시집에서 일어났고, 강 교수는 범행 후 늘 '기억에 없지만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자신도 기억하고 있지만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무마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강 교수가 수사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싸이월드에서 '누구에게 잘 해주든지 어차피 배신 당하는데 예쁜 여자한테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는 글을 썼다"며 "강 교수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 측은 "강 교수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제자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교수 측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음 공판에서 동료 교수와 남제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박준석 판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강 교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3월 18일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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