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새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대권가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이다.
당장은 야권 지도자로서 조명을 받을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당 대표 자리가 '양날의 칼'이 될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당대표 되면 이제 무대 위에 선 것"이라며 "실수를 안하면 대권에 도움이 되고 실수를 하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당 대표 출마를 놓고 주변에서 측근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거웠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우선 당 대표로 당선되면서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당선과 동시에 당의 구심점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 의원이 내년 총선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당내 영향력은 커질수 밖에 없다.
또 그동안 강조해온 당 혁신 등을 정치적 실험을 실천할 수 있는 '멍석'도 깔리게 됐다. 문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이 순간부터 우리당은 무기력과 분열을 버린다"고 선언하면서 당의 변화를 중요한 과제 목록에 올렸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계파 해체와 탕평인사 등으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비노에서 주장하는 '친노 프레임'을 깰 기회가 될수 있다"고 "이런 점에선 지지기반을 넓히고 공고히할 찬스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야권 지도자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면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차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법인세 감면 등 조세정책과 인사 실패에 대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왔다.
수락연설에서부터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계속 파탄낸다면 저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당 대표라는 자리가 대선 가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야당 안에서는 당 대표가 되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크게 상처가 나 '당대표가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문 신임대표가 예상보다 작은 표차이로 승리한 것도 기반을 약화시킬수 있은 요인이다. 작은 실수에서 비노의 반발로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포커스컴퍼니 민영삼 전략연구원장은 "문 신임대표가 결정적으로 여론조사 승리로 당권을 쥔 만큼 당내 기반이 취약할 수 있다"며 "탕평인사, 재보선이나 총천 공천에서 잘못할 경우 전대 결과가 되레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 말처럼 당 대표를 하다가 흔들리면 대권에서도 멀어질수 있는 상황에 높인 셈이다.
당내 안착 여부 외에도 당선 이후 크고 작은 시험을 앞두고 있다. 당장 4.29보궐선거는 당 체제를 정비하기도 전에 '실전'에 투입되는 모양새다.
이번 보궐선거는 특히 국민모임을 중심으로 한 야권재편 움직임과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출마 선언 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야권 표 분산 가능성에 좋은 성적을 내기도 어렵지만 후보 결정과정에서도 난맥상이 예상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4월 보선으로 문 대표에 대해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당 내에선 성적표를 놓고 말들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치 지형을 결정할 내년 총선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지역 재선 의원은 "이번 전대 과정에 문 의원이 친노 프레임에 대한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렇다고 스펙트럼이 넓은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켜 총선서 선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신임대표가 당 대표를 넘어 대권주자로 발돋움할지는 당 혁신을 통해 얼마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느냐도 중요한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