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2일 예정대로 총리후보자 인준표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인준 반대쪽으로 당론이 급속히 기울고 있어 12일 표결이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완전히 돌아선 새정치연합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완구 의원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자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보여준 대야 협상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업무수행능력 등을 근거로 인사청문회가 무난히 통과되리란 견해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완구 후보자가 지난달 23일 총리후보자에 지명된 뒤 진행된 언론 검증으로 본인과 차남의 보충역과 병역면제 사실이 알려지고, 일부 석연치 않은 의혹이 제기된 데다 분당 땅과 타워팰리스 아파트 투기의혹이 불거져 부정적 여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0일 시작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본인의 해명과 달리 홍성에서 신체검사를 받아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고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언론관이 알려져 도덕성과 자질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자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총리로서 부적절하다'는 반대론이 급 형성되고 있다. 청문회 둘째 날인 11일 새정치연합 최고회의에서 야당 지도부는 이완구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넘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녹취록을 거론하며 "두 번에 걸친 낙마도 있고 세 번째기 때문에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음을 밝힌다.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여야 내일 의원총회서 당론 결정
새누리당은 일단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면서 12일 총리후보자 인준표결을 하기로 한 여야합의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일 표결여부에 대해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달 개회협상에서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면서 12일 본회의를 열어 총리후보자 인준 표결을 하기로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우리 입장은 내일 오후 2시에 여야가 합의한 대로 표결처리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에서 별다르게 얘기(전해)온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일단 11일 청문회를 지켜본 뒤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 12일 처리 합의…지켜질까?
현재로서 전자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야당 지도부가 이미 '부적격'입장을 밝힌 데다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도 박근혜 정부와 한껏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후보자의 흠결에도 불구하고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정해진 일정대로 이완구 후보자 인준표결을 강행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11일 인사청문회 종료, 12일 청문특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본회의 표결의 순으로 진행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이 불참할 경우 수적으로 여당 단독으로도 채택은 가능하지만 야당이 총리후보자 인준안 상정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행처리에 따른 부담 때문에 여당으로서도 쉽사리 선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과거 인사청문안을 단독처리한 사례는 없다. 여당으로서는 어떻게든 야당을 설득해 데려가야 할 처지다.
마지막으로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도 강행처리도 못할 경우 총리임명이 늦어지면서 국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