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된 덕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 영화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4년의 투병 끝에 아내가 죽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와 오열하는 딸을 보면서, 오상무(안성기)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트렸던 아내(김호정)를 떠올렸다.
화장품 대기업 중역인 오상무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간병인이자 남편이었다. 장례식장은 어느 새 손님들로 가득했고, 부하직원들은 오상무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가지고 온다.
신규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광고 카피와 부분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도 오상무의 신경은 부하직원 추은주(김규리)에게 집중된다. 까만 바지 정장을 입고 문상을 온 그녀는 오랜 기간 오상무의 연모의 대상이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각기 다른 곳을 응시하는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의 모습과 감성적인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허한 눈빛으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인생의 서글픔을 고스란히 드러낸 안성기의 표정 연기는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
'아내의 암이 재발됐다. 그 사이, 나는 다른 사랑을 꿈꿨다'라는 문구는 죽어가는 아내와 매혹적인 젊은 여인 사이에서 고뇌하는 중년 남성의 심리를 드러낸다.
메인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메인 예고편 역시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오상무의 고뇌와 번민을 심도 깊은 시선으로 그렸다.
예고편 속 오상무는 아내의 암이 재발됐다는 의사의 말보다 여직원 추은주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죽어가는 아내를 곁에 두고, 그의 갈망은 점점 커져만 가고 아내와 추은주 사이에서 끊임 없이 갈등하는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을 예고한다.
이 영화는 세월만큼 깊어진 거장의 시선, 삶과 죽음·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에 대한 공감을 얻으며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국제영화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4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등에 연이어 초청됐다.
토론토영화제에서는 "인생, 죽음, 사랑에 대한 성숙하고 강렬한 시선"이라는 평을,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진정한 마스터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라는 극찬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