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순위 의식 안해"…그런데 2위가 보인다

"어디를 넘봐!" 동부 리처드슨이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블록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순위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은? 아직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팀이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14-2015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2강 구도가 깨지기 직전이다. 동부산성이 등장했다.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원주 동부는 13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홈 경기에서 2쿼터 초반 12점 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75-64로 승리했다.

동부는 이날 승리로 5연승을 질주하며 1-2위 상위권 경쟁 구도에 끼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32승14패를 기록한 3위 동부와 2위 서울 SK(32승13패)의 승차는 이제 0.5경기로 좁혀졌다.


1위 울산 모비스(34승12패)와의 2경기 승차를 좁힐 기회는 가까스로 무산됐다. 모비스가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에서 문태영의 극적인 버저비터로 78-76 승리를 거두면서 동부와의 2경기 차 간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2위와의 간격을 좁힌 것만으로도 동부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순위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우승이나 4강 직행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매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담담했고 또 강했다.

동부는 1쿼터 첫 5분 동안 1개의 야투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리온스는 2쿼터 초반 27-15로 앞서갔다.

그러나 동부는 지역방어를 앞세워 활발했던 오리온스의 공격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 사이 앤서니 리처드슨과 김주성의 득점이 터지기 시작했다. 결국 동부는 41-40으로 전세를 뒤집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동부는 12월 초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에게 연거푸 패한 이후 한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이 기간에 연패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연승이 많아서 강팀이 아니라 연패를 당하지 않아 강팀이다.

동부가 강한 이유가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동부는 지역방어로 흐름을 반전시켰고 스위치 맨투맨 수비를 섞어 오리온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공격에서는 균형이 돋보였다. 김주성과 리처드슨이 공격의 첨병으로 나섰지만 둘에게만 의존하지는 않았다.

후반 들어 고비 때마다 박지현과 윤호영의 득점이 더해지면서 동부는 4쿼터 초반 점수차를 두자릿수로 벌렸다.

만약 두경민의 초반 활약이 없었다면 역전승은 버거웠을 것이다. 두경민은 1쿼터 팀의 첫 야투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득점 혹은 어시스트로 동부가 첫 쿼터에 기록한 야투에 모두 관여했다.

동부에서는 김주성(20점 9리바운드), 리처드슨(16점), 박지현(10점 4어시스트) 등 3명이 두자릿수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주종합체육관은 팬들이 승리를 예감하던 4쿼터 막판 침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베테랑 박지현이 루즈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오른발이 상대 선수의 몸에 깔려 부상을 당한 것. 박지현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들것에 실려 나갔다. 장내 스크린을 통해 리플레이 영상이 나오자 관중석은 안타까움 섞인 탄식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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