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완구 표결' 졌지만 그래도 남는 장사

이 후보자 각종 의혹 부각시켜 존재감 과시…당 지지율 30%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찬성 148·반대128·무효 5로 통과되자 동료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끝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를 막지는 못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지난 10~11일 이틀간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완구 후보자와 차남의 병역 기피, 강남 타워팰리스 매입 등 재산 의혹을 파헤쳐 효과적으로 드러낸데 이어 녹취 녹음 공개를 통해 김영란법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사실까지 확인하면서 이 후보자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면서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진성준 의원은 본회의 전날인 15일에도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타워팰리스로 이사 가기에 앞서 2002~2003년 강남 아파트 전세자금 5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후보자는 5억원을 누락한 것에 대해 "정정신고를 해 바로 잡았다"고 밝혔지만, 진 의원은 "국회 윤리위원회에서는 2003~2004년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와 관련해 정정된 내용이 없었다"며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이런 집요한 여론전에 힘입어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11~13일)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51.9%로 '찬성한다'는 응답(38.7%)을 크게 앞지르기도 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문재인 의원이 제안한 '여론조사'를 놓고 여당과 공방을 벌이면서 관심의 끈을 붙잡아 두기도 했다.

본회의를 12일에서 16일로 연기하면서 여권에게는 악재인 '이완구 정국'을 연장시킨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다.

물론 중간에 이 후보자의 고향인 충청권 민심이반 등을 놓고 위기감도 컸지만, 전반적으로는 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봤다.

리얼미터가 16일 공개한 조사결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5.1%포인트 상승한 31.8%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본회의서의 표결을 놓고 찬반으로 당론이 갈렸지만 결국 이탈표 없이 여당의 적지 않은 반란표를 이끌어 낸 것도 성과다. 애초 충청권을 중심으로 야당의 이탈표가 우려됐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최소한 7에서 9표 정도가 우리당과 함께 했다는 것은 이완구 총리 내정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엄중한 무게를 함께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야당이 표 단속에 성공한 것은 문재인 신임대표가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문 대표에게 사실상 첫 시험대였던 이완구 후보 인준안 정국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