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동부처럼' 강력한 수비에 취한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 구단이 롯데주류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 선수들이 마시라고 전한 선물은 아니다 (사진 제공/동부 구단)

프로농구 원주 동부는 최근 기분좋은 선물을 받았다. 소주 한 박스. '처음처럼'을 제조하는 롯데주류가 병 겉면에 '동부처럼, 동부산성 리턴즈'라는 문구가 새겨진 종이를 새로 붙여 한 박스를 선물한 것이다.

또한 '김주성처럼'이 적힌 병을 깔끔한 케이스에 담아 함께 전했다. 프로농구 통산 9000득점을 달성한 김주성에 전한 특별한 선물이다.

평소 동부 구단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주류가 2014-2015시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동부를 위해 이처럼 작지만 성의있는 선물을 마련했다. 물론, 선수들이 마시라고 전한 선물은 아니다.

동부처럼만 하면 무서울 것이 없는 요즘 프로농구다.

한때 강력한 수비농구로 리그를 주름잡았던 '동부산성'은 재개발을 마치고 다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동부는 최근 정규리그 2위로 도약했다. 지난 15일 전주 KCC를 73-60으로 제압하면서 같은 날 선두 울산 모비스에 60-70으로 패한 서울 SK를 3위로 밀어냈다. 동부는 작년 11월2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2위를 탈환했다.

동부는 최근 6연승을 포함해 지난 11경기에서 10승을 챙겨 시즌 전적 33승14패를 기록 중이다. 3위 SK(32승14패)에 0.5경기 차 앞선 2위다.


1위 모비스(35승12패)와의 승차는 2경기. 정규리그가 팀당 7~8경기씩 남은 가운데 모비스와의 맞대결도 남아있어 동부의 우승도 확률상 가능하다.

동부의 저력은 수비에서 나온다. 지난 13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도 2쿼터 초반 12점 차 열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이유도 수비 때문이다. 동부는 2쿼터 중반부터 지역방어로 효과를 봤고 후반에는 스위치 맨투맨을 꺼내드는 변화를 시도해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동부는 올 시즌 평균 실점 68.6점을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또한 상대팀의 야투 성공률을 41.9%로 묶었다. 놀라운 기록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한 팀의 시즌 야투 허용률이 42%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2-2013시즌 SK가 유일하다. 당시 SK는 강력한 3-2 지역방어를 앞세워 야투 허용률 41.2%를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외곽을 맡는 젊은 선수들이 아직도 가끔씩 지시 사항을 놓치거나 헷갈려하고 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매우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뒷선에서 수비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김주성(사진 가운데 등번호 32번)이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대화를 하는 모습 (사진 제공/KBL)

공격에서는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다. 김주성(평균 11.7점, 6.7리바운드)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데이비드 사이먼(15.7점 6.6리바운드)는 골밑에, 앤서니 리처드슨(10.9점)은 외곽에 강점이 있어 상황에 맞는 기용이 가능하다.

윤호영은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예전과는 달리 1대1 포스트업 공격 옵션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평균 9.0점, 7.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에 공헌하고 있다.

외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하다.

최근 발목을 다친 베테랑 박지현이 백코트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가운데 박병우, 두경민, 허웅, 김종범 등이 돌아가며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특히 박병우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박병우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부상자가 생길 때마다 그 자리를 잘 메웠다.

김영만 감독은 "선수마다 특색이 있다. 예를 들어 두경민은 빠르고 공격적이지만 박병우는 발은 다소 느려도 리딩 능력도 갖춘 선수다. 상황에 맞게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의 간판스타 김주성은 "감독님께서 여러 선수들의 활용도를 높여놓은 것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소통도 잘 되고 있어서 선수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