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은 24일 청와대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출입증도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전일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 이후 처음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과거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이정현 의원과 홍경식 변호사 등 지인을 청와대 인근으로 초청해 고별 오찬을 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섭섭한 일이 있으면 풀어 달라"며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 실장이 퇴임을 위해 신변 정리를 하고 있으나, 박 대통령의 후임 비서실장 인사는 미뤄지고 있다.
적어도 박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5일 이전에 인사가 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은 빗나갔다. 다음 달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분명히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5일 이후에 비서실장 인사를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켜보자"고 말했고, 다음 달 1일 중동 4개국 순방 이후로 인선이 늦춰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기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확답하지 않았다.
이완구 총리와 개각 카드가 인적쇄신의 맥락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후임 비서실장 인사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른 인사가 권영세 주중대사, 황교안 법무장관, 이한구 의원,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현명관 마사회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 10명이 넘는다. 당정청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할 제 3인의 인물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인사 시점은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켜야하는 만큼 박 대통령의 다음 달 중동 순방 이전인 이번 주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선임 수석이 비서실장을 대행하면 되기 때문에 순방이 절대적인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후임 비서실장 인사는 한마디로 '안갯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