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의 치명적인 매력은 +1점이다. 다른 득점보다 1점 더 얻는 까닭에 건곤일척의 승부처에서 자주 쓰인다. 많은 점수 차에서 쫓는 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이 된다. 3점슛의 유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경기를 그르치기 십상이다.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50% 안팎의 2점슛에 비해 3점슛은 30% 남짓이다. 확률적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슈터는 팬들을,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한다는 말도 있다.
▲상위권, 3점슛보다 2점슛이 좋았다
올 시즌 프로농구도 이런 양상이다. 3점슛 의존도가 떨어지는 팀일수록 팀 성적이 좋다. 이길 확률이 높은 쪽을 선호하는 것이다.
26일까지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모비스는 경기당 3점슛 성공이 꼴찌다. 4.7개가 들어갔다. 상위권이 대부분 그렇다. 2~4위 원주 동부, 서울 SK, 창원 LG는 3점슛은 각각 7위(4.7개), 9위(5.1개), 8위(5.3개)다.
성공률이 낮아서 그렇다. SK는 30.2%로 최하위고, 모비스(30.6%), 동부(31.11%)가 뒤를 이었다. LG는 32.5%, 5위로 그나마 나았다. 일단 팀 성적 1~4위까지는 3점슛이 썩 신통치 않다는 뜻이다.
2점 성공도 상위권을 휩쓸었다. 모비스(26.3개), LG(26.1개), SK(23.5개), 동부(23.1개)가 1~4위를 달렸다. 3점보다는 2점이 주무기라는 뜻이다.
▲오리온스-전자랜드 빼면 3점슛은 굴레?
그렇다면 3점슛은 죄다 지탄받을 일인가. 아니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팀도 있다.
공동 4위 고양 오리온스가 그렇다. 이 팀은 3점슛 성공(7.7개)과 성공률(39.3%)에서 독보적 1위다. 지난 25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3점슛 20개 중 무려 15개를 무자비하게 쏟아부으며 102-69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3점슛 성공 1위 리오 라이온스(1.8개)가 이적한 게 크다. 2위도 허일영(1.7개)인데 성공률 1위(48.9%)다. 성공률 2위(43%)도 이승현(1.3개)이다.
6위 인천 전자랜드도 3점슛을 적극 이용한다. 상대적으로 빅맨이 부족한 팀 상황에 맞게 빠르게 움직이며 슛 기회를 노린다. 평균 6.9개, 성공률 34.8% 모두 2위다. 에이스 정영삼이 개인 성공 4위(1.7개), 성공률 3위(41.6%)로 외곽을 이끈다.
성공률도 썩 좋지 않다. KCC가 7위(31.3%), 삼성이 6위(31.7%)다. KGC(33.2%), 케이티(32.7%)는 각각 3, 4위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결국 정말로 3점슛이 좋은 팀이 아니라면 3점슛은 양날의 검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슛은 림에서 가까울수록 잘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지점까지 기회를 만드는 게 어렵다. 3점슛은 시도하기는 참 쉽다. 그러나 림을 통과시키기가 무지 어렵다. 3점슛과 팀 성적 사이의 치명적 상관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