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한숨 "원래 패장도 인터뷰를 하나요?"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이상민 감독 (사진 제공/KBL)
패장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창단 37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선수들은 삼성 농구단의 예전 유니폼을 입었고 귀빈석에는 전현직 구단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했다.

그런데 결과는 주위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최하위 삼성에게 1위 울산 모비스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52-85, 33점 차 완패를 당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민 삼성 감독은 할 말을 잃은듯한 모습이었다. 결과가 많이 아쉬울 것 같다는 질문에 "유독 뭐…"라고 말한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상민 감독은 다시 말문을 열고 "모비스가 이틀 전에 크게 져서 다부지게 마음먹고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앞선에서부터 밀렸다. 실책으로 시작해 실책으로 끝난 경기다.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쉬워 했다.

1위 모비스는 지난 2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57-81로 크게 졌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후 "다 안됐다"는 한 마디로 경기를 총평했다. 그만큼 졸전이었다.

삼성으로서는 운이 없었다. 가뜩이나 경기력이 좋지 않은 마당에 지난 완패를 만회하기 위해 남다른 각오로 코트를 밟은 모비스를 만났다.

삼성은 모비스의 강한 수비에 고전했다. 2쿼터까지 12개의 실책을 범했고 최종 20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실책에 좀처럼 경기 흐름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 막판 부상을 당한 차재영의 몸 상태를 전한 뒤 갑자기 "원래 패장도 인터뷰를 하는 건가요?"라고 정중하게 취재진에 질문을 던졌다.

이상민 감독이 경기 후 절차를 모를리 없다. 패장과 승장 인터뷰, 수훈선수 인터뷰는 공식 절차다. 그러나 질문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뜻, 그렇게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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