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해수부 폐지법'으로도 불린 이 법안 통과로 해양수산부는 2008년 폐지됐었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5년만에 부활했다. 해양수산부 폐지에 앞장섰던 유 후보자가 해당 기관의 수장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CBS 분석 결과 지난 2008년 1월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부조직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공동발의자 130명 중 유기준 의원의 이름이 올라있다.
18부4처의 정부조직을 13부2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에 대해 야당은 해수부와 여성부 폐지를 반대했다.
결국 여성부만 존치시키고 해수부를 폐지하는 쪽으로 수정됐으며, 그해 2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됐다. 유 후보자도 당시 본회의에 출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2008년 1월 2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청회'의 속기록을 보면 유기준 후보자는 부처를 슬림화하는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은 편제를 광역화하고 부처 수를 줄여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가고 있는 게 추세이다"며 "공공부문을 축소시키고 대신에 민간부문을 늘리는 작은 정부, 큰 시장 그런 이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유 후보자는 부처 융합으로 전문성을 소홀히 할 수 있다며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을 맡은 교수에게 부작용을 충고하면서도 해수부 폐지 등 법안의 주된 내용은 찬성했다.
부동산 투기, 소득신고 누락, 로펌의 부적절한 사건 수임 등 유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해수부 폐지 법안 발의 경력까지 드러나면서 자질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해수부는 2013년 부활된 이후에 장관들이 잇따라 해임 또는 사퇴하면서 부침을 겪어 조직 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이었던 윤진숙 전 장관은 여수 기름유출 사고 당시 부적절한 언행으로 10개월만에 불명예스럽게 해임됐다. 이주영 전 장관은 취임 직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사고 수습에 매진하다 역시 임기를 10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최근 사퇴했다.
특히 유 후보자는 장관이 임명된 후에도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뜻을 내비치면서 또다시 '10개월짜리 장관'이 온다는 비판도 부처 안팎에서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