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귀재' 강제규 감독은 왜 '실버로맨스'를 택했나

신작 '장수상회' 개봉 앞둬…"설렘과 아련함 공존하는 사랑에 공감"

강제규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장수상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흥행 귀재'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지닌 강제규 감독은 왜 실버 로맨스 '장수상회'(제작 ㈜빅픽쳐·CJ엔터테인먼트)를 택했을까.

12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압구정점에서는 영화 장수상회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강 감독은 "지난해 3월 장수상회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의 설렘을 지금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며 "현재 후반 작업 중인데 그때 제가 느꼈던 설렘과 아련함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해 드릴 수 있도록 마무리 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장수상회는 70세 연애 초보 성칠(박근형)과 그의 마음을 뒤흔든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중 진심과 깊은 배려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성칠과 금님의 모습은 소위 쿨한 연애가 유행이 된 지금,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

앞서 강 감독은 1996년 데뷔작 '은행나무 침대'를 통해 진일보한 기술력과 판타지, 멜로 장르를 새롭게 버무려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얻었다.

이후 62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 '쉬리'(1999), 1174만 관객을 모은 한국 첫 전쟁 대작 '태그기 휘날리며'를 통해 탄탄한 입지를 굳혀 온 그다.


스케일 큰 전작 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를 선보였던 강 감독은 장수상회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랑과 인생의 가치를 전한다.

규모 큰 작품 들을 찍으면서 쌓인 연출 노하우는 로맨스 장수상회에서도 오롯이 빛을 발한 모습이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 함께한 배우 박근형은 "20대 연극 배우 시절 40여 일간 토론하면서 연기 계획을 세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장수상회를 찍으면서 50년 만에 그때 기분을 느꼈다"며 "감독님은 항상 배우들이 놀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주면서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줬다"고 전했다.

윤여정도 "놀이기구를 타는 신을 찍을 때 제일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테이크를 많이 안 가서 행복했다"며 "폭탄 한 번 터뜨리는 데 수천만 원씩 드는 작품을 찍어 온 덕에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와 리허설로 본 촬영은 편하게 갔다"고 했다.

강 감독은 장수상회를 두고 "보물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올해로 86세인 아버지의 모습이 극중 성칠 캐릭터에 투영됐고, 돌아가신 어머니께 드리는 헌사"란다.

강 감독은 "저 역시 두 아이의 아버지다. 제 아버지가 살아 계신 동안 가족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갈증이 컸다"며 "장수상회를 본 가족 관객들이 손을 꼭 잡고 나올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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