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 네, 할 수 있습니다!
윤여정: 엄마가 반대하면?
찬열: 사랑은 남녀간의 것으로만 볼 수 없잖아요. 제 엄마가 자식인 저를 생각하시는 것처럼요.
윤여정: 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저속하게 생각했다. (웃음)
12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 제작 ㈜빅픽쳐·CJ엔터테인먼트)의 제작보고회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윤여정의 여유 넘치는 농담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장수상회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박근형 윤여정을 비롯해 극중 황혼의 연인을 맺어 주려 애쓰는 조력자들이 함께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빚어냈다.
"작품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번처럼 편하고 따뜻한 현장은 처음이었다. 지금 제작기 영상을 보면서도 다시 한 번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한지민의 말에서도 촬영장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70세 연애 초보 성칠(박근형)과 그의 마음을 빼앗은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 그리고 둘의 마지막 연애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지민은 "신인 때부터 인터뷰마다 존경하는 배우로 윤여정 선배님을 꼽아 왔는데,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항상 꿈꿔 온 현장이었다"며 "장수상회는 두 분의 호흡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랑하는 가족·친구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데서도 선물과도 작품"이라고 했다.
주로 선 굵은 연기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전해 온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서 친근함으로 어필한다. 그는 극중 장수마트의 사장 장수 역을 맡았는데,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성칠의 연애를 열렬히 응원하는 캐릭터다.
조진웅은 "지민 씨는 윤여정 선생님과, 저는 박근형 선생님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았는데, 제 경우 선생님께 연기에서 지지 않으려는 라이벌 의식을 오랜만에 느꼈다"며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이 영화는 극장에서 온국수 같은 것이라고 느꼈다. 관객들에게 진한 육수로 우려낸 온국수처럼 따뜻함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황우슬혜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한 촬영 현장에서 두 선생님께서 쳐다봐 주시는 눈빛만으로도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렇게 사랑하면서 나이 들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영화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엑소 멤버 찬열은 이 영화에서 순청파 고교생 민성으로 분해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극중 민성은 성칠과 금님을 쫓아다니면서 여자와 함께 걷는 법, 함께 가면 좋은 장소 등 요긴한 데이트 팁을 전해 준다.
찬열은 "항상 대본을 갖고 다녔는데, 대기 시간 등 짬이 날 때마다 엑소 멤버들과 맞춰 봤고, 멤버들이 이야기를 많이 들어 줬다"며 "장수상회는 제가 영화에 도전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작품으로 너무 가슴 따뜻한 영화"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