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담화문에 '부패와의 전쟁' 왜 빠졌나

이완구 국무총리 (사진=윤창원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12일 취임 한 달을 앞두고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흐트러진 국가기강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란 배경 설명이다.

이 총리는 "당면한 경제 살리기와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부패를 척결하고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방위산업 비리와 해외자원개발 비리,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개인의 사익을 위한 공적문서 유출 등을 부패의 징후로 들었다.

그는 이를 "국가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철저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질적 적폐와 비리를 낱낱이 조사하고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사전 배포한 자료에는 '부패와의 전면전'이란 표현을 넣었다가 실제 발표 때는 수정본으로 대체했다. 너무 강한 표현이어서 이 총리가 직접 뺐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메시지의 수위는 별로 낮아지지 않았다.

자료사진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암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거나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등의 서슬 푸른 결기는 사정정국을 방불케 했다.

담화문을 발표하는 이 총리 뒤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배석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더했다.

이 총리의 갑작스런 담화문 발표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기 레임덕 방지와 국면 전환 시도, 여기에다 책임총리로서의 존재감을 확립하려는 의도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24일에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무위원들에 대한 해임 건의권을 행사하겠다며 공직사회에 대한 '군기잡기'에 나섰다.

한편 이 총리는 내년 4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총선에 나가려면 내년 1월까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가부간에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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