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의 외국인선수 데이본 제퍼슨은 요즘 많이 아프다.
일단 어깨가 아프다. 정규리그 막판 염증이 생겼고 고양 오리온스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상태가 악화됐다.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진행된 두 차례 팀 훈련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진 LG 감독은 18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어깨가 많이 안 좋다. 치료를 받느라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는 한방 치료를 받았다. 원래 외국인선수는 침 맞기를 두려워하는데 제퍼슨이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마음도 아픈 것 같다.
제퍼슨은 아마도 향수병에 걸려있는 것 같다. 1차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가족이 그립고 집에 가고싶다는 글을 남겼다. 외국인선수 누구나 향수병 때문에 고생을 한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 글을 올린 시기 역시 그렇다.
불성실한 태도로 나섰던 6강 5차전과 맞물려 제퍼슨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김진 감독은 제퍼슨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오리온스와 혈투를 치르면서 체력도 많이 떨어져 예민해진 것으로 보고있다.
LG는 이날 전반전에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했다. 6강 5차전의 여파를 고려한 선수 운용이었다. 크리스 메시가 전반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제퍼슨은 3쿼터 초반 코트를 밟았다.
모비스가 지역방어를 들고 나와 제퍼슨이 1대1 공격을 할 여지가 크게 줄었다. 그래도 제퍼슨의 10득점은 LG에게 아쉬운 숫자다.
판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예민했다. 득점 성공 후 반칙이 불리지 않았다며 항의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물론 판정이 잘못됐을 수는 있다. 제퍼슨이 공격할 때 휘슬이 야박한 편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제퍼슨은 작년 챔피언결정전에서 휘슬과 무관하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모비스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선수다. 1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정규리그 챔피언 모비스가 먼저 1승을 챙겼다. 모비스는 양동근(28점, 5어시스트)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4점, 19리바운드, 4어시스트, 6블록슛)의 활약에 힘입어 LG를 86-71로 완파했다.
문태영과 함지훈도 각각 15, 10점씩을 올렸다. 모비스의 강점이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그러나 LG는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김시래와 김종규는 침묵했고 각각 21, 12점을 보탠 유병훈과 문태종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첫 경기를 패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LG는 원정 2연전에서 1승1패를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규리그 막판 LG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 제퍼슨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