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제퍼슨' LG, 韓 농구 위해 큰 결단 내렸다

18일 모비스와 경기에 앞서 애국가 연주 때 몸을 푼(왼쪽 녹색 원) LG 데이본 제퍼슨이 결국 퇴출됐다.(사진=MBC 스포츠플러스 중계 화면 캡처, KBL)
애국가 연주 때 몸을 풀고 SNS에 손가락 욕설 사진을 올린 LG 데이본 제퍼슨(29 · 198cm)이 결국 퇴출됐다.

LG는 20일 "제퍼슨에 대해 최고 수준의 자체 징계인 퇴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봄 농구의 중요한 고비에서 전력의 핵심 선수를 내보내는 고심 끝의 결정이다.


제퍼슨은 지난 18일 모비스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원정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때 이어폰을 낀 채 몸을 풀어 논란을 빚었다. 이후 팬들의 비난이 자신의 SNS에 쏟아지자 양 손가락 욕설을 하는 한 흑인의 사진을 올려 비난을 더 키웠다.

19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회견 3분 전 제퍼슨이 또 다시 SNS에 이번에는 손가락 욕설을 하는 자신의 사진을 올려 공분을 산 것. 사과에 진심이 담겼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KBL 팬들, 나아가 한국 농구 전체를 우습게 본 행동이다.

'사과한다면서 SNS는 왜 올려' LG 제퍼슨이 19일 사과 기자회견 장소에 들어서는 모습.(자료사진=KBL)
이에 LG는 결국 장고 끝에 퇴출 결정을 내렸다. 승부에 집착해 구단의 이미지를 망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LG로서는 삼국지의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 마속을 울면서 참수했다는 '읍참마속'의 고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러시아리그 득점왕 출신 제퍼슨은 빼어난 기량으로 지난 시즌 LG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득점왕(평균 22점)에 오르며 팀의 정규리그 4위와 PO 진출을 견인했다.

하지만 실력에 맞지 않는 인성이 드러나면서 한국 무대를 불명예스럽게 떠나게 됐다. 제퍼슨은 올 시즌 재활 중 여자와 클럽에서 즐기는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PO를 앞둔 시점에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글을 남겨 빈축을 샀다.

LG는 모비스와 4강 PO에서 전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지만 값진 결단을 내렸다. 이날 LG는 제퍼슨 없이 크리스 메시를 홀로 내보내 2차전을 치른다. LG는 오리온스와 6강 PO에서도 제퍼슨의 파울 트러블 공백 때 오히려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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