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弓' 국민은행에 우리은행 '1년 전 데자뷰는 없었다'

'절대 양보 없다' 우리은행(하얀 유니폼)과 국민은행 선수들이 22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춘천=WKBL)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국민은행의 챔피언결정 1차전이 22일 강원도 춘천호반체육관.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우리은행의 초반 경기 감각에 대해 주목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아무래도 2주 정도 쉬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질 것"이라고 짐짓 우려를 드러냈다. 정규리그 3연패를 이룬 우리은행은 이날 1차전이 삼성과 시즌 최종전(9일) 이후 13일 만의 실전이었다.

위 감독은 "연습 경기를 치렀다고는 했지만 실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위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프전도 1차전 초반 힘들었지만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기대를 걸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챔프전 1차전에서 1쿼터 17-18로 뒤졌지만 2쿼터부터 감각이 살아나 80-61로 이겼다.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도 "우리은행의 감각이 살아나기 전 초반 기선 제압이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PO)를 치러 감각 면에서 앞서는 만큼 전반 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맏언니 포스' 국민은행 변연하가 22일 우리은행과 챔프전 1차전에서 3점포를 넣은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춘천=WKBL)
두 감독의 예상대로였다. 1쿼터 우리은행은 감각이 정규리그보다 무뎠다. 2점슛 성공률 27%(15개 중 2개)에 그쳤다. 반면 국민은행은 3점슛 성공률이 무려 67%(9개 중 6개)에 이르렀다. 우리은행은 리바운드 위치 선정도 뒤져 5-10으로 상대 절반이었다. 1쿼터를 12-21로 뒤진 이유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2쿼터 들어 차츰 컨디션을 회복했다. 특유의 강력한 수비로 추격의 발판을 놨다. 국민은행 공격을 잇따라 무력화한 우리은행은 쿼터 종료 4분36초 전 주장 임영희가 속공으로 24-28로 점수를 좁혔다.

국민은행도 스트릭렌의 3점포로 맞섰지만 우리은행은 종료 1분여 전 임영희의 3점포와 휴스턴의 버저비터 골밑슛으로 35-37, 2점 차까지 좁히며 전반을 마쳤다. 우리은행은 2쿼터 야투율이 50%로 국민은행(47%)에 앞섰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과는 달랐다. 감각을 찾은 우리은행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다. 하프타임에서 전열을 정비한 국민은행은 3쿼터 리드를 벌렸다. 역시 해법은 이른바 '양궁 농구'로 불리는 신들린 외곽포였다. 최고참 변연하(35)가 3쿼터만 3점슛을 2개나 터뜨리며 중심을 잡아줬고, 스트릭렌이 2개, 강아정이 1개를 꽂으며 쿼터 종료 2분43초 전 58-45, 13점 차까지 벌렸다.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우위에 있는 골밑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굿렛과 양지희의 골밑 공격과 강력한 수비로 52-58, 6점 차로 좁힌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초반에도 굿렛과 양지희의 골밑 득점으로 56-58까지 추격했다. 굿렛은 잇따라 스트릭렌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막아냈다.

'막아도 소용 없어' 국민은행 스트릭렌(33번)이 22일 챔프전 1차전에서 우리은행 휴스턴의 수비를 넘어 3점슛을 쏘고 있다.(춘천=WKBL)
이후 막판까지 두 팀의 처절한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에도 악착같은 공격 리바운드와 변연하, 스트릭렌을 앞세워 달아나면 우리은행은 골밑 우위로 어느새 쫓아왔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집중력이 빛났다. 종료 2분여 전 변연하가 절묘한 스텝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73-68로 달아났고, 1분40초 전에는 홍아란이 상대 휴스턴의 공격자 반칙을 유도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우리은행도 종료 28초 전 휴스턴의 골밑슛으로 73-74, 1점 차까지 따라왔다.

결국 국민은행이 막판 우리은행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78-73 승리를 거뒀다. 홍아란이 1점 차로 쫓긴 종료 18초 전 통렬한 미들슛을 터뜨리며 승리를 예감했다. 이후 변연하가 9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쐐기를 박았다. 스트릭렌이 양 팀 최다 38점 16리바운드를 올렸고, 변연하가 17점 5도움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국민은행은 3점슛 9-2로 앞섰다. 국민은행의 신궁(神弓) 앞에 우리은행의 1년 전 챔프전 데자뷰는 일어나지 않았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사례는 24번 중 16번(66.7%)였다. 두 팀은 23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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