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22대 회장으로 만장일치로 추대된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8월 CJ그룹 경영을 위해 사임한 손경식 전 회장의 후임 회장으로 그동안 잔여임기를 수행해왔고 비로소 이번에 정식 임기를 맞이한 것이다.
지난 19개월 동안 박 회장은 보폭을 크게 잡고 종횡무진 소통경영으로 대한상의를 재계의 대표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들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두차례나 대한상의를 찾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여야 정치권 핵심 실세들 또한 경쟁적으로 대한상의를 방문해 경제계 애로 청취 차원을 넘어 앞으로의 상시 채널 구축을 희망했다.
그만큼 대한상의가 정부·정치권과 산업·경제쪽을 잇는 가교이자 주요 통로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인상을 줬다.
◇ '기업문화 확 바꾸겠다' 선언…반신반의 시선
이날 회장 선출 뒤 일성은 '반기업 정서'에 대한 반성이었다.
박 회장은 "기업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보듯이 반기업 정서는 여전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우리 상공인들이 먼저 더 노력해야 한다. 법보다 기준이 높은 선진규범의 울타리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질서라는 최소한의 규율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상공인들의 획기적인 자세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다행스러운 것은 전국의 상공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런 시대적 요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한상의는 기업문화 개선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선진 경영관행과 규범을 조사하고 우수 사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 스스로 약속한 이같은 기업문화 개선도 중요하지만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경제계 입장에서 볼 때 법인세 인상 방어에서부터 경제계 최대 이슈인 최저 임금인상, 정년연장 등 노동시장 개혁 문제, 그리고 각종 규제를 정부가 한번에 해결해주는 사업재편지원특별법, 이른바 '원샷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수두룩하다.
올해를 경제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스스로 누차 강조했듯이 당장 현안에 정면으로 부딪쳐 '이슈 파이팅'에 몸을 던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제단체장을 50대 회장으로 끌어내리고 부회장들 또한 '연경화'됐다는 점이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진정한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지만 박 회장의 어깨에 걸린 짐이 꽤나 무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