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군데렐라’ 이정협(상주 상무)의 선발 출전을 예고하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하루 앞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이번 3월 A매치에 소집된 공격수는 총 2명. 이정협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주인공이다.
현재 지동원은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소속팀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발목을 다쳤고, 대표팀에 합류할 때까지 완전한 상태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에게 오는 31일 뉴질랜드와 경기에 출전을 목표로 회복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실상 지동원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배제하기로 한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은 유일하게 남은 공격수 이정협의 선발 출전을 의미한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직접 발굴한 첫 번째 선수다.
A매치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한 이정협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골까지 뽑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슈틸리케호’의 주전 공격수로 확실한 자리매김에 성공, A매치 7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정협의 모든 A매치는 모두 호주에서 치러졌다. 축구 팬들은 이정협이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하는 모습을 오로지 TV를 통해서만 지켜봐야 했다. 이 점을 슈틸리케 감독은 주목했다. 이정협이 국가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가 바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은 국내에서 대표팀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과 경기가 국내 팬에 처음 인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협에게는 분명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협에게는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내일 경기에서도 보여주면 된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군데렐라' 이정협이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 지동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얼마나 확실하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것인지에 둘의 치열한 경쟁 구도의 주도권이 달렸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지난 주말 소속팀의 새 시즌 개막전에서는 결승 골을 넣으며 물오른 자신의 컨디션을 입증했다. 이제 남은 것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골 맛을 보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