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박혜진 "이 좋은 날, 왜 훈련 얘기 꺼내요?"

'훈련 기억도 잘라 버릴래요' 우리은행 박혜진이 27일 국민은행을 꺾고 통합 3연패를 이룬 뒤 그물을 잘라내고 있다.(청주=WKBL)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고되게 흘린 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7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과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64-55 승리를 거뒀다. 1패 뒤 3연승을 거둔 우리은행은 최근 3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했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WKBL) 사상 두 번째 3연패다.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12시즌까지 6연패한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챔프전 MVP는 박혜진이 차지했다. 박혜진은 3차전까지 40분을 풀타임으로 뛰고 4차전도 38분여를 소화하며 평균 14점 6리바운드 2.5도움을 기록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64표 중 54표를 얻었다. 통산 4번째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석권한 선수가 됐다.

혹독한 훈련의 결과였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3년 연속 챔프전 우승 확정 뒤 위 감독을 밟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은 박성배 코치까지 밟아댔다. 엄청난 훈련량에 대한 선수들의 한풀이였다.

'이제 밟는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27일 국민은행과 챔프전에서 우승한 뒤 위성우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청주=WKBL)
위 감독은 우승 확정 뒤 "선수들이 가볍게 밟는다고 했는데 두 번이나 했다"면서 "외국인 선수까지 그럴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래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앙금이 풀리고, 보는 분들이 즐거워하면 나는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훈련 없는 성적은 없다"면서 "내년에도 지킨다는 생각보다 다시 만들어서 도전한다는 자세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박혜진은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해서 그런지 진짜 안 끝날 것 같았는데 이번 시즌 좋게 끝나서 정말 좋다"면서 "발목도 다치고 자신감도 없는 힘든 시즌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장 임영희도 "진짜 농구하면서 최고로 힘든 4경기였다"면서 "2차전부터는 배터리가 나갔는데 혜진이나 양지희, 휴스턴이 잘 해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들은 위 감독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던데 각오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듣더니 "이렇게 좋은 날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면서 "오늘만은 그런 생각 안 하고 싶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모두 "3~4일 동안 누워만 있고 싶고 자고 싶다"고 소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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