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은 나이롱 환자"… 보험금 35억 원 타낸 26명 적발

아들 등 일가족 동원하고 특이한 병 없이 5년간 입원

병원 입원 환자 (자료이미지/노컷뉴스)
#.현직 보험설계사 박모 씨의 아들 고등학생 A 군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방학 때마다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아픈 곳이 없었지만, 어머니 박 씨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보험사기에 동원한 것이다.

아들 A 군이 병원에 입원한 병명은 단순 염좌. 박 씨는 이런 식으로 4년 동안 방학 때마다 아들 A 군을 병원에 입원시켜 모두 5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 임모 씨는 병원에 무려 1,734일을 입원해 있었다. 햇수로만 5년 남짓. 위염에서부터 소화불량, 염좌 등 병명 또한 다양했다.

임 씨는 “치료할 것이 없다”며 퇴원을 하라는 병원의 지시에 한방병원과 요양병원 등 병원을 수차례 옮겨가며 입원을 계속했다. 대형병원이 아닌 환자관리가 소홀한 한방병원과 노인병원 등을 옮겨 다니며 입원을 이어간 것이다.

임 씨 등 자신을 포함 가족을 동원해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려 7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 가족·지인 무차별 동원한 보험사기 '천태만상'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수십억 원 상당의 보험사기를 벌인 전·현직 보험설계사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험 특약사항을 잘 알고 이들은 염좌에서부터 당뇨, 천식, 위궤양 등의 병명으로 입원을 반복하며 닥치는 대로 보험금을 타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30일 입원할 필요가 없음에도 과도한 입원으로 보험금을 타낸 박모(51·여)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 등은 국내 22개의 보험회사의 입원일당 특약 보험에 가입한 뒤 입원할 필요가 없음에도 모두 35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다.

이들이 병원에 입원한 사유는 염좌, 당뇨, 천식, 위궤양 등 30여 개의 병명이 사용됐다.

보험설계사 일을 하며 보험의 특약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입원기간을 늘리기 위해 병명을 바꿔가며 입원을 연장하는가 하면 입원일수에 따라 보험금을 받아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넘어져서 다쳤다”는 등의 병명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에 입원한 뒤 병원에서 더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며 퇴원을 요구하면 환자관리가 다소 소홀한 한방병원과, 노인병원 등으로 옮겨 다니며 병명을 바꿔 수십 차례 입원을 반복했다.

이들이 지난 8년간 입원한 횟수는 모두 825차례. 날짜로만 2만 3,811일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68차례에 걸쳐 입원한 이도 있었고 무려 1,734일간 병원에 누워있었던 이도 포함됐다.

일부는 신용불량자이거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 명목으로 받은 돈을 보험료로 납입한 경우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일부는 입원기간 중에 노래방이나 술집, 나이트클럽, 안마시술소를 다녀오거나 심지어 며칠에 걸쳐 여행을 다녀온 이도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대전지방경찰청 김연수 광역수사대장은 “과도한 입원에 따른 보험사기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장기입원을 방조한 병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점검과 수사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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