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리처드슨 "아들아, 7차전 끝나고 집에 가자"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쐐기 3점슛을 성공시켜 동부의 승리를 이끈 리처드슨 (사진 제공/KBL)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


지난 27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원주 동부가 71-70로 앞선 종료 11초 전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린 앤서니 리처드슨(32, 201cm).

경기가 끝나고 한동안 눈물을 거두지 못했던 리처드슨을 보기 위해 라커룸을 찾아온 아들이 아버지에게 건넨 한 마디다. 감동에 빠진 아버지의 마음도 몰라주고 그저 엄마가 보고 싶은 6살 짜리 아이의 순진한 마음은 관계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리처드슨은 세 자녀의 아버지다. 아들만 한국에 남아있고 부인과 다른 두 자녀는 현재 미국에 머물러 있다. 엄마가 보고싶은 아들의 마음을 리처드슨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리처드슨은 단호했다.

"우리는 4월13일에 미국으로 갈거야", 리처드슨이 아들에게 건넨 말이다.

그 말을 들은 동부 관계자는 리처드슨이 정한 날짜의 의미를 순간 알지 못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이유를 알았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만약 7차전까지 간다면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4월10일에 결정된다.

이미 7차전 혈투를 각오하고 있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리처드슨의 각오다.

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리처드슨은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날 수도 있다. 은퇴 여부를 두고 생각이 많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필사적이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경기 초반에 부상을 당해 뛰지 못한 전자랜드와의 4강 4차전을 제외하면 리처드슨의 포스트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20분 미만이었다. 그런데 리처드슨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 동부는 3전 전승을 거뒀다(4강 4차전 제외).

리처드슨은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4분 동안 4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모비스는 리처드슨이 나올 때 아이라 클라크를 투입해 수비를 맡겼고 리처드슨은 클라크와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동부는 1차전에서 모비스에 54-64로 졌다.

만약 리처드슨이 활약한다면 모비스가 핵심 선수인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벤치에 앉혀둬야 할 시간이 길어진다. 만약 라틀리프가 나와도 변칙적인 수비 매치업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남다른 각오로 챔피언결정전에 임하고 있는 리처드슨. 반격이 필요한 동부는 리처드슨의 의지가 코트 위에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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