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이 흘렀어도 함흥의 우리집은 눈에 선합니다."

[고난주간 기획] 이산가족 박수길 장로

[앵커]

고난주간을 맞아 우리 사회에서 고난을 안고 살아가는 이웃들을 만나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북한에 가족들을 두고 온 실향민 박수길 장로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조혜진 기잡니다.


박수길 장로

[기자]

한양대 음대 교수와 국립오페라단장을 지낸 박수길 장로. 박 장로는 고향 함흥을 떠나오던 1950년 겨울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당시 10살이던 박 장로는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었던 흥남철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외가식구들과 길을 떠난 박장로는 흥남부두에서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길이 엇갈려 결국 가족과 떨어져 남한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가족들이 죽은 줄만 알고 살아온 박수길 장로는 48세 어느 날 어머니와 형제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북한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고 돌아온 재미교포인 외삼촌은 박 장로의 어머니가 고이 싸서 보낸 어린 시절의 산수시험지 한 장과 추억이 깃든 장소에 모여 촬영한 가족사진을 박 장로에게 전했습니다.

[인터뷰] 박수길 장로 (74세, 경동교회)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우리 어머니에게 배운 찬송가가 “넓은 들에 익은 곡식 황금물결 비추며~"

한달음에 달려가 만나고 싶은 어머니,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신청도 번번이 떨어지다 결국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인터뷰] 박수길 장로 (74세, 경동교회)
언젠가는 만나겠지..근데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듣고 그때 좀 울고..우리 어머니 추도식을 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눈물을 그날 다 쏟은 것 같아요.

통일이 되어야만 가볼 수 있는 고향. 때문에 통일을 위한 기도를 빠뜨리지 않는다는 박 장로는 그 전이라도 고향방문이 추진되길 소망해봅니다.

[인터뷰] 박수길 장로 (74세, 경동교회)
죽기 전에 고향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누구나 다 있을 거예요. 통일이 돼야 가지 않겠어요? 지금도 내 기분에 함흥 어디에 딱 갖다 놓으면 내가 우리 집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CBS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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