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광려중학교 류영애 교사는 "어떻게 해도 무상급식 대상자는 아이들 사이에서 알게 된다"며 "왕따가 일어나지 않을지 아이들이 먼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아이들이 자기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을 무척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류영애 교사 (마산광려중학교 교사)
김효영 : 어제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경남에서만 무상급식이 중단이 됐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행동에 나섰는데요. 마산 광려중학교 류영애 선생님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류영애 :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 선생님께도 어제 '경남 교사선언'에 참여 하셨습니까?
류영애 : 네. 저도 교사선언에 참여하였습니다.
김효영 : 교사선언에는 전교조 선생님들만 참여를 한겁니까?
류영애 : 전교조 선생님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도 참여가 되어있는 것으로 압니다.
김효영 : 네. 교사선언에서 주장하신 내용은 어떤 내용입니까?
류영애 : 도의회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철회하라는 것과 그 다음에 친환경 무상급식이 법제화 되기 위해서 학교 급식법 개정 운동에 동참하여 달라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김효영 : 그렇군요. 홍준표지사의 무상급식중단이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류영애 : 학교 현장에 굉장히 혼란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아이들은 부모님들에게 굉장히 미안해하고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죄짓는 그런 마음이고 그래서 학교가 어제 오늘 되게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김효영 : 아이들이 부모님께 미안해하는 이유는 뭐죠?
류영애 : 학원비도 들고 교육비도 들고 많이 드는데 이제껏 내지않던 급식비까지 내야 되니까 부모님들이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한다는 거죠. 그래서 되게 죄송한 마음이고 그리고 아이들이 안타까워 하는 것은 부모님들께서 이렇게 급식비 때문에 학용품이라던지 그 외 요구사항, '신발을 사달라' 이렇게 하면 '급식비 때문에 해줄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그런 것 때문에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김효영 : 선생님께서 재직하고 계신 마산 광려중학교는 읍,면지역입니까?
류영애 : 네. 읍,면지역입니다.
김효영 : 그러면 그동안은 쭉 무상급식이 되어왔던 곳이군요.
류영애 : 네.
김효영 : 그럼, 지금부터 계속해서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과 유상급식을 해야 되는 아이들 비율은 어떻게 됩니까?
류영애 : 아직까지 정확한 비율은 나와있지 않는데 작년에 저희들이 조사를 한 번 했었거든요. 급식비 지원을 담임선생님들이 신청을 했습니다. 한 학년에 한 30명 정도 지원을 신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김효영 : 지금 어른들이 제일 걱정하는 게,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가면 가난한 집 아이들이 낙인을 받게된다는 거거든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류영애 : 실제로 제가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는 중학교 1학년들 여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먼저 걱정을 하더라고요.
뭐 이런 식으로 '너 우리엄마가 내는 돈으로 밥먹는거지?' 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어떡하냐고 그러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라면서 왜 그러냐고 안타까워하고 그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왕따 이유가 되게 사소한 편이거든요. 머리를 안 감고 온다거나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는 이유로 왕따가 시작됩니다. 아이들 눈치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가난을 이유로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리는 일이 있을까봐 걱정스럽고 그렇습니다.
김효영 : 그래요.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니까요.
김효영 : 그런데, 학교에서 애들한테 표 안나게 할 수 없나? 절차만 좀 개선하면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류영애 : 사실은 그건 학교 현장을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고요.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민원센터에 가서 지원을 하기 때문에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 아이들은 결국 담임추천을 받아서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다 알게 됩니다.
김효영 : 급식비가 밀리게 되면 학교에서 학생을 통해서 급식비 내라고 독촉을 하게 됩니까?
류영애 : 원래는 저희들이 학교 행정실에서 부모님들에게 통화를 합니다.
그런 경우에 부모님들이 전화를 안받거나 통화가 안되는 경우에는 행정실에서 아이들을 행정실로 부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결국 알게 되고 그런 부분들 때문에 교사들과 행정실 간의 실랑이도 있습니다. 왜 아이들을 불러서 그렇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느냐 그런 것 때문에 행정실하고 감정 싸움이 될 때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결국은 알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될겁니다.
김효영 : 이렇게 저렇게 해도 어쨌든 아이들은 다 알게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류영애 : 네.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아이들간의 그런 위화감..
저는 중학교에 근무를 하니까 아이들이 사춘기 시기잖아요.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인데 이것 때문에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그렇게 되면 앞으로 생활하는데도 체계가 없이 생활하게 될까봐 그런 것들이 가장 우려스럽습니다.
김효영 : 특히 여학생들이 조금 더 이렇게 예민하고 감정이 풍부하기 때문에 남학생에 비해 상처를 더 많이 받게 되나요?
류영애 :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무상급식에 대해서 다 같이 아이들이 흥분하고 분노하는 편인데,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이 좀 더 많이 그런 것 같아요.
김효영 : 혹시 아이들과 이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를 해보셨습니까?
류영애 : 아이들이 어른에 대해서 좀 많이 화나하고 자기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좀 그런 것 같아요.
김효영 : 그 어른들이라는게 정치인들을 이야기 하는 겁니까?
류영애 : 네. 정치인들이죠.
김효영 : 홍준표 지사를 이야기하는 겁니까?
류영애 : 네. 홍준표지사도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지만 그걸 급식법 조례법을 통과시킨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아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어른들이 왜 그러냐 이렇게 돼서 되게 안타까워하고 많이 화나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김효영 : 네. 홍준표지사는 '학교에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라고 얘기 했습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류영애 : 그 이야기를 듣고 홍준표지사가 기성 정치가일 뿐 교육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는 지성이나 인성, 감성, 사회성을 다 익히는 곳인데 단순히 지적 능력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거든요. 지금 또 교육과정 목표에 보면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걸 보면 아마 홍지사님께서는 기본을 모르시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홍지사는 급식에 쓸 예산을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쓰겠다고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영애 : 네. 저희 학부모님들이 되게 공부에 대한 어떤 열정들이 많아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원에 보내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최저로 한달에 10만원 정도는 들고요. 최대 50만원 이상인 가정들도 있어서 1년에 50만원 정도의 자유수강권을 주면서 개천에 용이 난다고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 현직 교사로서 무상급식의 교육적 의미는 뭐라고 보십니까?
류영애 : 학교는 지적 능력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점심시간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거든요. 편식하지 않기도 배우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 친구가 이 음식을 좋아하는구나, 저 음식을 싫어하는구나 하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 알게 되는 그런 시간으로 서로 우애를 배우는 그런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누구는 2천500원 짜리 밥 먹고 누구는 공짜밥먹고 이렇게 나눠진다면 아이들 사이에서 우애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따뜻한 교육 공동체는 없다고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효영 :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실 계획이시고, 끝으로 홍준표 지사에게 하고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십시오.
류영애 : 네. 저희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교사들도 이제 아이들의 아픔과 부모님들의 아픔을 함께 하려고 하고요. 홍준표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자급식' 이란 단어를 쓰셨는데 '예산 때문에 돈이 없다' 이렇게 말씀 하셨는데 그러면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서 생각해봐주셨으면 좋겠고요.
아이들이 부모에게 죄송한 마음 없이, 부모가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 없이 또 친구들에게 나의 가난이 탄로날까봐 조바심 있는 마음 없이 생활 할 수 있도록 저는 오히려 예산을 증액해서 도시지역에서도 의무급식이 되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류영애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마산 광려중학교 류영애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