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징계? 난 아무런 잘못도 없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2일 동부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동작을 취한 모습.(자료사진=KBL)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초유의 기록원 퇴장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신에 대한 징계 요구 등 논란이 빚어지는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감독은 3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서 "어제 경기에서 기록원이 퇴장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나에 대한 징계 얘기까지 나왔다"면서 "그러나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상황은 이렇다. 전날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 3쿼터 종료 3분4초 전 유 감독은 기록원과 설전을 벌였다. 작전 타임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항의를 한 것이었다.

이에 기록원이 외투를 챙겨 경기장을 나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구단 관계자의 설득에 자리로 돌아왔지만 경기가 5분여 동안 중단됐다.

동부는 일단 "기록원이 경기장을 나간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유 감독이 기록원에 대해 반말과 삿대질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징계를 줘야 하지 않는가"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농구연맹(KBL)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KBL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보조계시원이 중도 퇴장해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사항에 대해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본 사안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며 관련 상황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재정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구도 만족 못 하는 진행' 2일 동부-모비스의 챔프전 3차전에서 두 팀 선수들이 판정을 기다리는 모습.(자료사진=KBL)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유 감독은 "작전타임을 미리 할 수 없어 기록원을 보고 타임을 불렀는데 고개를 돌리더라"면서 "그래서 그 순간 작전 지시를 내릴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래서 해당 기록원과 감독관에게 항의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말에 대해서는 먼저 해당 계시원이 했다고 반박했다. 유 감독은 "사실 퇴장한 계시원에게는 한 마디도 안 하고 있었는데 먼저 나를 보고 큰 소리로 뭐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 나한테 뭐라고 하느냐'고 따진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KBL이 고무줄 같은 규정 적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 감독은 "기록하는 쪽에서 구단 매니저를 통해 이번 경기에서는 작전 타임을 미리 부를 순 없고 실점한 뒤 순간적으로 타임을 부르라고 하더라"라면서 "그런데 상대에게는 다른 규정을 적용해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가만히 있으면 경기가 잘 돌아가는데 괜히 규정을 만들어서 헷갈리게 하는 게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는 김영기 KBL 총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KBL 관계자는 "작전 타임을 미리 부를 수 없다는 지침은 내린 적이 없다"면서 "또 해당 기록원이 외면했다고 하는데 이는 경기 상황과 감독관의 지시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래서 타임 부저를 눌렀는데 그때는 이미 모비스가 패스를 하면서 경기가 시작돼 심판이 타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면서 "시즌 때도 이미 설명한 내용인데 유 감독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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