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족 2차삭발 "죽음앞에 돈 흔들지 말라"

특별법 정부 시행령 폐기·세월호 인양 촉구 1박 2일 도보행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4일 세월호특별법 정부 시행령 폐지와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삭발을 한 뒤 흐느끼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김원유 기자)
"미진하나마 제정된 특별법이 이렇게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할 줄이야, 정부가 대놓고 돈을 들이댈 줄이야, 설마 몰랐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피해자 가족들이 4일 세월호 특별법 정부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 결정을 촉구하며 두 번째 삭발식을 진행했다.

4.16 가족협의회와 시민 등 250여 명은 이날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자고 특별법을 제정했지만, 정부의 시행령으로는 진상조사가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를 철회하고 특별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시행령을 공포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특별조사위원장조차 정부의 시행령으로 세월호 진상 조사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며 "조사 대상인 정부기관과 공무원이 스스로 조사를 제대로 할 것이었다면 참사는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족협의회는 또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양할 수 있다고 정부도 확인했고 해야 한다고 국민들도 말하는데 왜 인양 약속을 하지 않느냐"면서 "실종자를 가족 품에 돌려받는 것이 우리의 권리이며 인양 시점을 앞당기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죽음 앞에 돈을 흔드는 모욕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지난 1일 정부가 배·보상 액수에 관한 보도자료를 낸 것을 언급하며 "정부가 나서서 국민 생명과 돈을 거래시키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삭발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가족과 시민 등 20여명은 지난 2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삭발을 했다.

가족들은 "꽃이 피면 꽃을 지우고 싶고 봄비가 내리면 하늘을 잠그고 싶은 봄이 불쑥 찾아들더니 4월이 되고야 말았다"며 "이 4월이 두 배로 잔인하다"고 흐느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상복 차림에 영정을 들고 맨 앞에서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단체 회원과 일반시민들은 뒤를 따랐다.

이들은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단원고등학교, 서울 여의도 국회를 거쳐 광화문까지 1박 2일간 도보 행진을 한 뒤 5일 오후 5시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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