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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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박형민(48) 씨는 세월호 유족들이 보상 받아서 집을 옮기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가족 스스로 배상이나 보상의 'ㅂ'자도 언급하지 않아온 마당에 무슨 돈이냐는 거다.
그 역시 이사를 준비중이다. 아내가 불쌍해서란다.
"우리 와이프 (집밖으로 가는 게) 여기 분향소, 하늘공원(납골당), 집 이게 전부에요. 가끔가다 저기 마트나 가지 큰 동네마트는 안갑니다. 아예 동네 밖으로 안 나가는 거예요. 차 끌고 집에 딱 들어가면 그걸로 끝이에요. 먹을 거는 내가 사다주죠."
또 다른 유족 최장식(52) 씨의 경우는 이미 집을 옮겼다.
"길을 지나가면 들립니다. 세월호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 소리가 듣기 싫은 거예요. 아예 모르는 척하고 가만히 나두면 괜찮은데. 저 집 뭐 세월호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면 짜증이 납니다. 동네에서는 웃지도 못해요. 나도 사람인데 웃을 수도 있잖아요? 맨날 언제까지 인상 푹푹 쓰고, 길거리 다니면서도 인상 쓰고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그 동네 살면서 느낀 게 뭐냐면 내가 여기서 살다가는 더 우울증 걸리겠다. 가뜩이나 우울증 걸렸는데 더 우울증 걸리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사를 했습니다."
CBS와 안산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가 공동으로 조사한 세월호 가족 생활실태 조사에서도 응답자 152명 가운데 30.3%가 이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사한 이유를 보자.
이어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아서' 18.2%, '세월호의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12.7%, '이웃들이 바라보는 동정의 눈길 때문에' 12.7%,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어서' 11.8%, '다른 가족들이 요구해서' 7.3% 순이었다.
이처럼 세월호 가족들은 괴롭고 벗어나고 싶어서 익명의 공간으로 탈출한 것이지만, 이들을 놓고 '한 몫 챙겨서 도피했다'는 허황된 루머가 여론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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