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그림은 운송 안돼? 독일측 황당”

- 일본 잔재로 민주주의, 예술 표현 자유 제한받는 그림 초청해 하는 전시회
- 중국, 타이완, 일본, 한국 작가 2명씩 독일 정부가 예산 지원해 초청
- 2014년 9월에 이미 확정, 박대통령 관련 그림도 있어
- 한국 운송회사에서 갑자기 그림 운송할 수 없다고 전화 통보해 와
- 운송 당일, 회사 중역회의 열렸고, 운송안된다는 메일을 독일에서 받아
- 한국 내 다른 3개 운송회사도 운송 거부
- 홍성담 작품인 줄 알고 거부, 한국 작품만 독일 전시회 출품 못해
- 독일 전시 주최 측, 국내 운송 회사 상대 손해 배상 추진
- 동아시아 민주주의 위험한 이야기, 직접 그림 그려 전시회 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7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성담 (작가)

◇ 정관용>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그림 그렸다가 외압 논란 끝에 전시가 무산됐던 홍성담 작가. 이번에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자기 작품들을 출품할 예정이었답니다. 그런데 국내 운송회사가 뚜렷한 이유 없이 이 작품 운송을 거부해서 전시가 무산됐다고 그러네요. 지금 독일에 가 있는 홍성담 작가 전화로 어떤 사연인지 들어봅니다. 홍 작가님, 나와 계시죠?

◆ 홍성담>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전시회는 원래 오는 17일에 시작하기로 했다면서요? 독일 신사회미술협회에 그림 전시, 어떤 전시입니까?

◆ 홍성담> 거기 이 전시가 동아시아 태평양 전쟁 이후에 해결되지 않는 여러 가지 일본 잔재에 의해서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못하고 예술 표현의 자유가 자꾸 제한받고 있는 그런 그림들, 그래서 중국하고 타이완하고 일본하고 한국 작가들을 두 명씩 초청해서 하는 전시회입니다.

◇ 정관용> 거기에 홍 작가님은 작품 몇 점을 전시하기로 했나요?

◆ 홍성담> 다섯 점을 전시하기로 했는데요. 지난번 세월호 걸개그림 원화하고 그리고 소위 출산그림이라고 이야기하는 골든타임하고 그리고 바리깡이라는 그림하고 또 꽃머리라는 그림 이렇게 해서 다섯 점을 전시할 예정이었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박 대통령이 직접 등장하는 그림도 여러 점이죠, 그 가운데는?

◆ 홍성담> 그렇죠, 네.

◇ 정관용> 이 다섯 점을 출품하기로 하고 전시도 이미 확정되고 모든 약속이 다 끝난 게 언제입니까?

◆ 홍성담> 이 그림은 약 한 2년 전부터 기획이 된 그림인데요. 그림의 선정 작업은 2014년 작년 9월에 확정이 됐습니다.

◇ 정관용> 이 전시회가 2년 전부터 기획됐어요?

◆ 홍성담> 네.

◇ 정관용> 그리고 작년 9월에 이미 다섯 작품 전시하기로 다 약속이 됐고?

◆ 홍성담> 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정작 그 그림들은 독일에 가 있지 못하죠?

◆ 홍성담> 그렇습니다. (웃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저만 와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이유가 뭡니까? 왜 혼자만 가 계세요?

◆ 홍성담> 그러니까 이미 독일 운송회사하고 그림운송을 계약했는데요, 전시주최 측에서. 독일 운송회사는 이제 한국에서 그림을 포장하고 한국에서 일을 할 그런 운송회사하고 계약을 했는데요. 그 운송회사가 거의 전시 막바지에 들어서 운송을 거부하면서 마치 독일회사는 이 전시회 전체를 이상하게 흩트려버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한국 운송회사가 어느 회사입니까?

◆ 홍성담> 범양해운이라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정리해보면 전시회에 전시주최측이 있고 그건 홍성담 화백이 전혀 아니죠.

◆ 홍성담> 그렇죠. 그리고 참고로 이 전시는 독일 정부, 문화부에서 정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전시 세 개를 공모했는데요. 신사회협회 미술관 팀들이 공모를 해서 30: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그런 프로젝트입니다.

◇ 정관용> 그 독일 정부의 지원금을 받습니까?

◆ 홍성담> 네. 상당한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 주최 측에서 독일 운송회사한테 작품 운송을 의뢰했을 것이고, 그렇죠?

◆ 홍성담> 그렇죠.

◇ 정관용> 어느 회사인지도 전혀 홍 작가님 모르시는 거고, 그렇죠?

◆ 홍성담> 그렇죠. 여기 독일 운송회사는 그림만 특별하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송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운송회사가 한국 측의 운송회사를 아마 섭외해서 서로 계약을 맺었을 것이고, 그렇죠?

◆ 홍성담> 그렇죠. 이미 작년 가을께 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과정을 홍 화백님도 아마 전혀 모르셨을 거고, 어떻게 되는지는?

◆ 홍성담> 그렇습니다. 저는 뭐 그런 것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그림만 열심히 그려서 보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래서 운송회사가 그림 가지러 오겠지 하고 기다리고 계셨죠?

◆ 홍성담> 네, 그게 이제 2월 23일, 이번 2월 23일인데요. 오후 1시에 와서 포장해서 운송하기로 했는데 오전 9시 40분 정도에 저에게 전화가 와서 특별한 사정에 의해서 운송을 할 수 없다고 그렇게 전화통보를 해 왔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날 오후 1시에 가지러 가겠습니다라는 전화도 그쪽에서 먼저 왔던 거죠?

◆ 홍성담> 그렇죠. 며칠 전부터 계속 저한테 확인 전화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다 갑자기 못 오게 됐다?

◆ 홍성담> 네.

◇ 정관용> 그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요? 왜 그래요라고 물어보셨죠?

◆ 홍성담> 그래서 저는 독일 주최 측에 제가 연락을 했는데요. 독일 주최 측에서도 그와 똑같은 운송회사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왜 그렇대요?

◆ 홍성담> 그래서 계약한 독일의 특송 운송 회사에서 한국 운송회사에 연락을 해서 메일을 서로 주고받았는데요. 갑자기 운송당일에 회사에 중역회의가 열려서 이 그림을 운송했다가는 회사가 파산될 위기도 있다.

◇ 정관용> 아…

◆ 홍성담> 그래서 운송을 거부한다, 이렇게 회신이 왔다고 합니다.

◇ 정관용> 혹시 그러면 독일 운송회사는 급하니까 한국에 다른 운송회사들을 접촉해보지 않았답니까?

◆ 홍성담> 네, 한 세 개 정도의 운송회사를 접촉했는데요. 이미 선박을 통해서 운송하는 시간은 늦어서 이제 항공편으로 운송을 시도했는데 일단 약 한 4배 정도 운송비가 올라가고요. 그래서 엄청난 재정손실이 있고 그다음에 한국 내에 한 세 개 정도 회사와 연결했지만 그 회사들도 전부 운송을 거부했다고 그렇게 저는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회사들도 역시 홍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거부했다?

◆ 홍성담> 네.

◇ 정관용> 혹시 그 회사들 이름은 모르시고?

◆ 홍성담> 네, 그 회사들 이름은 제가 모릅니다.


◇ 정관용> 결국 그래서 전시가 무산되고 다른 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은 다 와 있죠?

◆ 홍성담> 네. 다 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탈북 작가인 선무 화가, 그 화가 그림도 운송되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아. 한국 작품만 유독 빠졌군요.

◆ 홍성담> 네, 그러면서 이게 하여튼 독일 현지에서도 이런 일은 최초의 일이다 그러면서 너무 황당해하고 이 일을 과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아주 이건 처음 있는 일이라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획전시 주최 측 입장에서는 독일 정부로부터 상당한 자금지원까지 받은 2년 전부터 준비한 기획전시전인데, 작품을 어쨌든 가져오지 못한 것 아닙니까? 상당한 손해배상 같은 걸 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 홍성담> 아마 그런 걸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즉 한국 운송회사와 이미 다 계약을 맺었는데 막판에 어겼으니까 한국 운송회사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 홍성담> 그러겠죠.

◇ 정관용> 그나저나 작품도 없는데 홍 작가님은 독일에 왜 가셨습니까?

◆ 홍성담> 그래서 제가 작품이 왔으면… 독일을 제가 바빠서 안 오려고 그랬는데요. 작품이 못 가게 되니까 급히 독일에 왔습니다. 그리고 4월 17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까 직접 전시장 벽에 페인팅을 할 생각입니다.

◇ 정관용> 직접 그림을 거기다 그리신다고요?

◆ 홍성담> 네.

◇ 정관용> 아, 답답하네요. 갑자기…

◆ 홍성담> (웃음)

◇ 정관용> 우리 홍 작가님의 작품들이 해외로 반출되면 안 되는 국보인가 보죠?

◆ 홍성담> 글쎄 말입니다, 저도 이게 처음 있는 일이라서. 그러나 하여튼 이것도 예술의 한 과정이니까 이번 전시회에 우리 동아시아의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이런 여러 가지 위험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적은 시간이지만 이걸 예술적으로 잘 그려서 멋진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제가 다 하겠습니다.

◇ 정관용> 빨리 전화 끊으시고 열심히 그리시기 바랍니다. 열흘밖에 안 남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성담> 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 정관용> 네, 고맙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홍성담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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