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영 넘어 상생의 정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우리 정치가 나갈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먼저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얘기하며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했다.

고통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가 진영간 편가르기와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합의와 공감의 정치를 하자고 제안한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면서 이제 진영의 창조적 파괴를 통해 합의의 정치 공감을 넓혀가는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보수와 진보가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는 그의 주장이 실현된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신뢰로 바뀌게 될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보수를 표방하는 새누리당의 변화도 강조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고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공약과 조세정책에 대해서도 솔직한 고백과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더이상 지킬 수 없게됐다고 인정하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사회가 중부담 중복지로 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가진 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히고 특히 여권이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법인세의 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대표의 이같은 제안과 반성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보기힘들었던 용기있는 자기반성이었고 보수정당이 나갈 길을 밝혔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그가 최근 경제정당을 표방하는 야당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고도 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과제라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야당들도 일제히 높게 평가하며 호응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우리나라 보수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었다고 평가했고 정의당 대변인도 이견을 대결이 아닌 합의로 풀어가자는 제안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문제는 이같은 제안이 일회성 연설이나 구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인데다 국회 과반의석이 넘는 여당인 만큼 정치개혁에도 더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오늘 연설이 정치인 유승민 개인의 정치철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실천적 변화를 가져오고 동시에 우리 정치권에 상생의 정치가 싹트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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