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
▶ [세월호 육성] "생존자가 왜 죄인인가요?" ▶ 죽은 친구 이름표 30개를… 세월호 생존자 근황은? |
하지만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일상은 어떨까? 또 숨진 아이들의 형제자매들에게는 또 어떤 고통이 있을까?
지난달 몇 차례 기자가 찾아간 안산 단원고에는 세월호 생존자 75명 가운데 전학간 1명을 뺀 74명이 3학년에 재학중이다.
참사 1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 학교는 겉보기에 여느 학교와 다르지 않았다.
교실에는 새학기의 설렘과 분주함이 엿보였고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불안하다.
교무실이 있는 건물 지하에는 상담실 8개가 운영중이다. 이 곳에 스쿨닥터가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생존자 한명이 자살을 시도한데 이어 최근에도 한명이 울다가 실신했다.
생존자 아버지 장동원 씨의 전언이다.
친구들을 두고 살아나왔다는 자책감 그로 인한 우울증, 또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은 생존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상태다.
장 씨 역시 딸의 감정기복 때문에 이사를 가야 했다.
"여기 이 아파트 살았다가 이사 갔어요. 저 월피동으로. 왜냐면 얘 친구들이 얘 친한 친구가 다 죽었어요 얘 혼자만 살고. 그러니까 얘도 힘들지. 아침에 학교 갈 때 만나는 애들이 있어요. 그런데 걔들이 다 없으니까. 얼마 전에 처음에 왔을 때는 막 뛰어 들어오더라고. 울면서. 조금 있다가 이사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생존자 가족으로서는 주변의 비뚤어진 시선 때문에 피해사실 자체를 밝히기 힘든 상황이다.
다시 장동원 씨의 얘기다.
"뭐하나만 해도 '니들이 살아나왔음 다지 뭔 얘기를 하냐?' 이런 식으로 얘기해버리면… 댓글도 대부분 그렇잖아요. 애들 뭐 좀 해보려고 하면…"
또 다른 단원고 생존자 아버지인 김동수 씨는 그의 아들이 자기 방에 희생자들 이름표를 모셔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이가 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김 씨의 얘기다.
"밥먹자 하면 엄마한테 '좀 있다 먹을께요' 그러던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있다 먹을께' 이렇게 모든 게 반항조로 가요. 뭘 하자 그러면 좀 귀찮다고 생각한다던지 안한다던지 뭐 이런 쪽으로. 얼만 전에는 담배를 핀 걸 지 엄마가 발견을 했어요."
그렇다고 부모로서 야단칠 수도 없다.
"더 반항적으로 나갈까봐 말을 못하겠어요. 걔가 어떻게 보면 불쌍한 아이잖아요? 생존해 나오면서 그 짧은 시간이지만은 생사를 오락가락 했을 때에 얼마나 그랬겠어요?"
세월호 때 희생당한 254명의 단원고생의 형제자매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유족 김정숙 씨의 말이다.
대학생 형제자매들도 지금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박은미 씨에게는 실종자 허다윤 양의 언니가 있다. 그런데 며칠 전 큰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세월호 참사 때 살아남은 사람은 단원고생 75명, 교사3명, 일반인 94명 등 모두 172명이다.
특히 단원고 희생자들의 초중고 형제자매만 현재 128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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