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년…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기획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

오는 16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된다. 세월호는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

왜 그런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일어났는가? 우리는 왜 수십 년째 비슷한 종류의 재난을 반복해서 겪고 있는가? 왜 나아지지 않는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풀리지 않은 무거운 질문들에 대한 국내 사회학자들의 고민과 해법이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기획·발간한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 재난과 공공성의 사회학'에 담겼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을 비롯한 서울대 사회학 분야 교수와 연구원 8명은 이 책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이들이 세월호 참사에서 주목한 것은 '공공성'이다.

세월호 참사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위험은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나고 피해가 포괄적이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개인이 아닌 공공성의 영역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우리나라의 공공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공성과 위험 관련 모든 지표를 분석한다.

결과는 30개국 중 30위.

공공성의 하위영역에 속하는 공익성(30위), 공정성(30위), 공민성(29위), 공개성(28위)도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혹자는 "이제 그만 세월호를 잊자"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연구소는 잊지 않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외국의 사례에서 찾는다.

네덜란드는 1953년 북해 대홍수로 천문학적 피해를 봤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같은 재난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집단적 각성과 함께 즉각 홍수 관리 시스템인 '델타 프로젝트'를 시행, 45년간 50∼70억 달러를 투입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따른 홍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델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을 겪은 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역량을 키웠을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이다.

이 책은 '세월호는 과연 누구의 위기인가' 묻는다. 그리고 공존의 가치가 공유되고 사회적 합의의 틀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한국 사회는 세월호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답한다.

한울아카데미. 264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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