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의 침몰은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세월호 침몰은 모든 면에서 지극히 한국적이다.
철학자 이충진이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진 뼈아픈 물음들에 대한 철학적 답변들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그는 세월호가 1980년 광주 이후 가장 중요한 시대적 사건이라고 단언한다. 또 세월호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철학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한다.
그는 먼저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주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목격한 대한민국은 홉스가 생각했던 국민의 보호기관도 아니었고 루소가 말하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권력도 아니었다. 세월호 이후 우리가 본 것은 국민을 '남의 자식'으로 대하는 국가였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단순히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면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세월호를 둘러싼 사람들의 행위를 중심으로 합리적 행위와 윤리를 이야기하고 세월호 이후 두드러진 우리사회의 야만성에 대해서도 폭로한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좀 더 긴 호흡으로 세월호 이후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을 보면서 갖게 된 나의 느낌과 그로 인해 변해버린 나의 일상에 주목하는 것과 그런 자기 성찰을 위해 요구되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해서만 우리는 '세월호는 지금 여기의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