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 음반 '그 봄, 아직 기다립니다' 발매

분노와 경고, 슬픔과 그리움 노래

뮤지션유니온 조합원 19팀이 세월호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 '그 봄, 아직 기다립니다'를 발매했다.

13일 발매된 이 앨범에는 정통 민중가요 노래패 출신부터 홍대 인근 라이브 클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들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진 뮤지션들이 모이다 보니 팝, 포크락에서 메탈, 레게, 일렉트로닉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르의 음악들이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실렸다.

이 앨범에는 분노와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이 수록됐다. 밴드 더문의 리더였던 정문식의 솔로프로젝트 '여섯개의 달'은 '깊은 곳에 남겨진'이라는 뜻의 'Left In The Deep'을 실었다. 가사의 화자를 희생자 중 한명으로 가정해 절대 사라지지 않을 희생과 진실에 대한 내용을 담으려 했다. 또 싱어송라이터로 SV가 발표했던 '우린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만'은 일렉트립합 스타일로 재편곡됐다. 자이(Jai)의 독특한 음색과 SV의 낮은 랩이 어우러졌다.


메탈 밴드 해독의 '바다의 소리'는 자연과 동물들을 위한 메시지로 그려두었던 '자연의 소리'란 곡을 개사한 곡이다. 아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한편, 끝없는 의문의 검은 비밀들을 밝혀내고자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퍼니피플에서 활동하는 오승련은 '없어'라는 브릿팝 스타일의 노래를 통해, 거짓정보를 믿지 말고 기억할 것을 꼭 기억하자는 이야기를 전한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블루스 록 밴드 예술빙자사기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회적 타살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다. 싱어송라이터로 손병휘는 추모집회 등에서 부르던 '잊지 않을거야'를 다듬어 수록했다.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한 곡들도 있다. 라야밴드는 가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부른 '안녕 미안해'를 통해 많지 않은 이야기가 오히려 깊은 진심을 대변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포크 밴드 노래하는 나들의 '하얀 나비'는 바라춤을 추는 모습을 세월호 아이들의 명복을 비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김일영 시인의 시에 문진오가 곡을 붙였다.

싱어송라이터 트리키네코는 '1인의 슬픔'이라는 곡을 통해 비극이 일어나도 결국 본인 외에 누구도 알 수 없으며, 그 슬픔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그대로인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잔잔한 목소리로 그려냈다. 혼성듀오 투명은 '이제 우리 얘기야'는 제목 그대로, 잊히지 않기 위해 우리가 끝까지 이야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임승묵이 참여한 '아빠와 보물창고'는 이 세상에 남겨진 우리도 너무 빨리 곁을 떠나버린 그들을 그리워하지만, 그들도 저 세상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지난 추억을 떠올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았다. 또 박진서는 '연못, 작은 물고기'를 통해 아픈 상처를 잊고 다시 힘찬 헤엄을 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음반에 실린 음악들이 유가족들에게 과연 어떤 위안을 줄 수 있을까. 형언할 수 없을 슬픔에 빠져있을 그들에게 음악이라는 것이 과연 다가갈 수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 음악들이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여기에 담겨진 노래들은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타임캡슐이다. 음악적인 성취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가치가 하나 있다면 바로 이 것이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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