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암투병 중에 거짓으로 나은 척" 해괴한 변명

'투병 중 정치복귀 선언' 증거 나오자 궤변...선거유세도 수차례 말바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2013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3천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손을 얼굴을 만지며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기자
3일째를 맞은 국회 대정질문에서 이완구 총리는 언론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정황을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쉴새없이 말을 바꿔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작은 거짓말이 또다른 거짓말을 낳은 모양새여서 정치권에선 이 총리가 '가랑비에 옷젖듯' 스스로 신뢰성을 갉아 먹었다는 평가가 많다.

◇ 선거유세·암투병·휴대폰 개수 등 거짓말 퍼레이드

이완구 총리의 대표적인 거짓말 퍼레이드는 지난 2012년 대선때 선거유세를 놓고 벌어졌다.

얼핏보면 작은 사안이지만 정권의 핵심 실세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성 전 회장의 발언때문에 이 총리의 연관성을 판단해볼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는 사항이다.

이 총리는 현재 대선자금과 관련해서는 의혹 선상에 있지 않지만,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을 바꾸면서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는 13일 대정부질문 첫날에는 지난 대선과의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혈액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어서 대선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충남도당의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된 사실이 나오자 "유세장에는 한두번 갔지만 실제 선거운동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음날에는 충남 천안에서 유세차에 올라 박근혜 후보에 대해 지지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12월 들어서 지금 말한 거기 (천안) 하고 세종시.충청남도 선대위 발대식, 마지막 12월 천안 유세에 서 있었다. 2, 3번 그랬다"고 말을 바꿨다.

야당의원들이 재차 추궁하자 "유세를 몇번 한 것 같다"며 횟수를 늘려서 유세 사실을 인정했다.

15일에도 이런 상황은 반복됐다.

선거유세는 했지만 선거운동은 하지 않았다는 전날의 '궤변'같은 해명에 대해 야당의원들이 따지자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말을 교묘하게 바꿨다.


또 '암 투병이었다'는 설명과 달리 이미 2012년 9월과 10월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충남도의원들이 열어준 '쾌유환영회'를 참여한 사실이 CBS노컷뉴스에 의해 확인됐다.

이들 두고 "투병중인 분을 불러서 쾌유환영회를 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는 질책이 나오기도 했다.

이 총리는 "저도 정치인이기에 죽고 싶지 않다. 그건 정치인의 기본 속성 아니냐"면서 병이 낮지 않은 상황에서 쾌유 환영회를 열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죽게됐다는 말을 못하니 희망섞인 이야기를 한 것이며, 정치인으로서의 자기절규였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울 때도, 그는 "기억의 착오가 있을 수 있고, 줄기가 변하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거짓말을 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여야 의원들에게 성 전 회장이 공식후원금을 건넨 사실을 알고 있다"고 폭로성 발언을 했지만, 선거관리위원 자료에 이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동료 의원들끼린 아는 얘기"라고 말을 돌렸다.

자신의 휴대전화 개수에 대해서도, 한 대라고 했다가 두 대라고 오락가락했다.

◇ 금품수수 의혹도 속속 정황 드러나...신뢰성 타격

이 총리는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상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는 성 전 회장 측근이 '2013년 4월 부여 선거사무소에 음료수 박스를 건넸다'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과 독대했다'고 CBS노컷뉴스 등이 보도하면서다.

음료수 박스에 대해선 당시 운전기사도 증언을 하고 있다.

거짓말 논란과 함께 금품수수 의혹 관련 여러 정황이 맞물리면서 이 총리의 해명도 크게 힘이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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