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롯데 공인구 논란' 실체는?

'우리 홈런이 왜?' 롯데는 올 시즌 홈런 2위의 화끈한 방망이로 선전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공인구 반발계수로 논란이 일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날렸던 롯데 정훈(왼쪽부터)-장성우-김대우의 모습.(자료사진=롯데 자이언츠)
'2015 KBO 리그'가 공인구 논란에 휩싸였다. 반발계수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7일 발표한 '2015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공인구 생산 4개 업체 중 H사 제품의 반발계수가 0.4414로 나타나 KBO 기준(0.4134~0.4374)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H사는 벌금 1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반발계수가 0.01 증가하면 타구의 비거리는 2m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발계수 기준치에서도 4m 정도가 차이가 난다. 외야 깊숙한 뜬공이 홈런이 되는 차이가 될 수 있다.


유일하게 H사의 제품을 쓰는 롯데가 의혹어린 시선을 받았다. 롯데는 올해 홈 10경기에서 홈런이 18개나 나왔지만 원정 7경기에서는 5개였다. 이른바 '탱탱볼' 논란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과연 롯데가 반발계수의 덕을 본 것일까. 다른 팀의 상황은 어떨까.

▲사직 홈런, 잠실의 2배 가량

올 시즌 사직에서는 10경기가 열려 27개의 홈런이 나왔다. 롯데가 18개, 나머지 4개 팀이 9개를 쐈다. 평균 2.7개, 확실히 많은 수치다. 17경기 24홈런이 나온 잠실(평균 1.41개)의 두 배 정도다.

다른 구장은 평균 2개 안팎이다. KIA의 홈 광주(8경기 18개)와 SK의 홈 문학(8경기 15개), 삼성의 대구(10경기 23개), 넥센의 목동(8경기 17개), NC의 마산(6경기 12개), 한화의 대전(9경기 15개), 케이티의 수원(7경기 14개) 등이다.

'안 넘어가네?' 올 시즌 홈런 1위 NC 에릭 테임즈가 지난 주중 롯데와 사직 원정에서 타격하는 모습.(자료사진=NC 다이노스)
올 시즌 평균 홈런은 2.01개다. 다른 구장은 대부분 평균치에서 비슷하다. 다만 사직과 잠실이 차이가 크다. 롯데의 홈 구장이 홈런 숫자가 월등하고, 잠실은 가장 큰 구장인 까닭에 적다. 롯데가 오해를 받는 이유다.

롯데보다 사직에서 평균 홈런이 더 많은 팀도 있었다. 롯데는 홈에서 평균 홈런이 1.8개였지만 한화는 3경기에서 6개, 평균 2개를 쏘아올렸다. NC는 3경기 0개, 두산이 2경기 1개, 케이티가 2경기 2개였다.

▲지난해 사직 홈런은 평균치

사직은 지난해 57경기 121홈런으로 평균 2.12개가 터졌다. 롯데는 57경기 52개로 평균 1개에 못 미쳤다. 나머지 구장 평균 홈런은 다음과 같다. 잠실(1.18개), 광주(2.06개), 문학(2.19개), 대구(2.24개), 목동(3.06개), 마산(1.88개), 대전(2.20개), 포항(2.44개), 울산(1.14개), 청주(3.6개)였다. 다만 청주는 5경기가 열렸다.

지난해 평균 정도였던 사직의 홈런 수가 올 시즌 급증한 것이다. 물론 표본이 적어 의미를 두기는 쉽지 않다. 시즌을 더 치러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H사가 반발계수를 조정한 이후 기록도 살펴봐야 정확한 의미가 더해질 수 있다.

사실 반발계수 논란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유례를 찾기 힘든 '타고투저' 현상에 의혹의 시선이 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뜬공이 될 타구가 넘어가더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지난해는 KBO 검사에서 기준치를 넘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첫 검사에서 일단 H사가 적발됐다. 그리고 기록상으로도 어느 정도 의심을 받을 만한 부분이 포착됐다. 과연 올 시즌을 마친 뒤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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