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사용 중인 공인구(하드 스포츠 생산)는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5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에서 반발계수가 높게 나왔다. 0.4414로 나타나 KBO 기준(0.4134~0.4374)을 0.004 넘어섰다. 이에 하드 스포츠는 벌금 1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공교롭게도 롯데의 올 시즌 홈 구장 화력이 무서워 논란이 커졌다. 반발계수가 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는 2m 가량 늘어나는 효과와 맞물렸다. 롯데는 올해 홈에서 열린 10경기에서 18개의 홈런을 날렸는데 원정 7경기에서는 5개였다.
때문에 롯데가 때아닌 오해를 받았다. 일부 팬들은 일부러 '탱탱볼'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롯데 구단은 업체의 문제일 뿐이라면서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반발계수를 초과하는 공은 일괄 수거해갔고, 기준에 맞는 새 공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야구 관계자는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지금 공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발력이 커지면 타자는 좋겠지만 투수들이 죽어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야구공 선정에 투수들의 요구를 많이 듣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논란의 H사 "단일구 선정 앞두고 왜 우리가…"
특히 당사자인 하드 스포츠는 펄쩍 뛰었다. 한동범 대표는 2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총리도 물러나는 세상인데 어떻게 우리 같은 중소업체가 그러겠느냐"면서 "만약 고의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공을 생산했다면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본인도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표는 "사실 지난해까지 수입해서 상표만 찍어 납품하다가 올해 처음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내놨다"면서 "북한 개성과 경기도 파주에 공장을 마련하고 20억 원짜리 기계도 도입해 2중, 3중으로 검사를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우리도 황당하다"고 털어놨다.
단순히 일부 공의 결함일 뿐 고의성은 전혀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제 KBO도 단일구를 도입하는 데다 베네수엘라 등 다른 나라에 수출을 하기 위해 20~30억 원을 들여 라인을 만들었다"면서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자체 생산 구조를 구축했는데 무엇 때문에 KBO의 단일구 선정에 불리한 일을 사서 하겠는가"고 반문했다.
다만 실수는 인정했다. 한 대표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표를 찍고 뿌듯하게 내놨지만 공이 생각보다 민감한 것이 많더라"면서 "가죽 안의 코르크와 실 등 수분율과 건조한 정도에 따라 반발계수도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우리가 안고 가야 할 부분이고 반발계수를 낮추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