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뿐 아니라 지난 대선 경선 자금 관련한 성 전 회장의 녹취록과 메모로 정권의 기틀이 흔들릴수 있는 위기감 속에서 역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참여정부 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의 의중에 따라 사면이 이뤄졌다며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당에서 우선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사면의 횟수다. 특혜가 아니고서야 한 정권에서 특정인에 대해 두번씩이나 사면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석가탄신일, 16대 대선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데 대해 사면을 받은데 이어 참여정부 말기인 2008년 1월에도 특사 대상이 됐다.
2004년 행담도 개발 비리에 연루돼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지 한달 만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한 정권에서 두번 사면은 이례적인데 해당 정권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의 두번째 사면은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게 야당측의 반박이다.
실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말기에 특별사면을 받기 하루 전에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당시 인수위는 사면 시행시기인 2008년 1월1일 보다 하루 앞서 2007년 12월 31일 인수위 참여자 184명의 명단을 확정했는데 이때 성 전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충청포럼 회장 자격으로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소속 과학비즈니스터미널 TM벨트 태스크포스(TF) 민간 자문위원에 선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대통령의 사면이 법적으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 참여가 확정된 것은 당시 한나라당에서 사면에 대해 미리 확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대선이 한참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다른 논리를 대고 있다. 특별 사면이 이뤄지는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대선구도는 이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상황이어서 힘의 균형추가 이 전 대통령쪽으로 일찌감치 쏠렸다는 것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중앙일보와 SBS가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9월부터 55% 안팎으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려 12월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44.7%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반면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같은 기간에 10%안팎에서 소폭 상승해 15%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야당은 참여정부 말기 청계천 사업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 대한 사면이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양 전 부시장은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3년 12월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대로만 했다면 굳이 이 전 대통령 최측근인 양 전 부시장을 사면할 필요가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이 요청이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