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한화는 9승9패, 승률 5할로 10개 구단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전력이 처지는 신생팀 케이티(3승16패)를 제외하면 꼭 중간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넥센과 LG(이상 9승10패), NC(8승10패)보다 앞선다. 아직 120경기 이상씩을 남긴 시즌 초반이지만 일단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는 속설이 무색할 만큼 마운드의 열세에도 선전하고 있다. 선발이 무너져도 발빠른 교체와 남다른 집중력으로 벌충하고 있다.
22일까지 한화는 선발 투수들의 경기당 소화 이닝수가 최하위다(아래 표 참조). 리그 평균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18경기 평균 4⅓이닝으로 선발 투수 승리 요건이 충족되지 못한 셈이다.
반면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평균 6이닝을 소화하는 선발진이 월등히 안정적이다. KIA(5⅔이닝)에 이어 넥센, LG, NC(5⅓이닝), 두산(5이닝)도 평균 이상이다. SK, 롯데, 케이티(4⅔이닝) 등은 5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다만 불펜과 타격 등 다른 요인이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경기당 투수 숫자도 가장 적다. SK도 적은 편이다. 삼성은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SK는 불펜의 힘으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경기를 펼친 셈이다. 이들 팀은 경기 시간도 각각 평균 3시간 10분과 11분으로 빨랐다.
한화는 3시간 40분으로 리그 평균보다 20분이나 많았다. 연장 승부 등도 있었지만 가을야구식 마운드 운용이 주 원인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력을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로 커버하는 형국이다.
다만 이런 식의 마운드 운용이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 시즌은 144경기로 역대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과연 한화가 위태롭고도 놀라운 행보가 변화를 맞을지, 아니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